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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된 피해 규모만 112억’ 익산 식자재마트 풍비박산

개점 한 달여 만에 문 닫은 영등동 식자재마트 아수라장, 대표는 연락 두절
건설 대금·직원 월급 등 미지급 피해 발생, 지역 납품업체만 60~70곳 추산
등기부상 금융권 근저당·유통업체 가압류 등 현재 확인된 피해 규모 112억원

익산 영등동 식자재마트 전경.
익산 영등동 식자재마트 전경.

“장사 안 해요. 문 닫았어요.”

익산 영등동 한 식자재마트가 개점 한 달 남짓 만에 문을 닫았다.

새로운 직장을 잡아 즐거운 마음으로 출근에 나섰던 직원들은 불과 한 달 여만에 실직자 신세로 전락했다.

졸지에 일터를 잃고 망연자실 상태로 마트 출입구 앞에서 서성이고 있던 직원들은 이따금씩 마트를 찾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이어질 때마다 문을 닫았다는 말을 반복하며 되돌려 보냈다.

지난 2월 25일 문을 연 이 마트는 하루아침에 풍비박산이 났다.

현재 대표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고, 이곳에 물품을 납품했던 납품업체는 물론 건축업체, 마트 직원들은 대금이나 월급 미지급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피해 규모만 해도 대략 112억원 수준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오전 11시 마트 현장.

아직 오픈기념 만국기가 내걸려져 있었지만, 출입구 큰 유리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유리문 너머에는 카트와 물건 박스 등이 어수선하게 널브러진 채 아수라장이었다.

일부 채소류를 제외하곤 정육이나 수산물 코너, 각종 공산품 등 각각의 진열대는 전부 텅 비어 있었다.

출입구 앞에서는 직원 2명이 밖에서 하염없이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상황을 묻는 말에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는 퉁명스런 답이 되돌아왔다.

옆에서 계속 전화통화를 하던 마트 건설업체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개점 한 달여 만에 문을 닫은 익산 영등동 식자재마트 내부 모습.
개점 한 달여 만에 문을 닫은 익산 영등동 식자재마트 내부 모습.

직원들은 이달 월급을 받지 못했다.

50여명 직원의 체불임금은 1억2000여만원으로 추산된다.

마트 건물을 지은 건설업체는 대금 36억9000만원 중 무려 21억원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건물과 옥상 내화작업과 방수작업을 한 페인트업체 또한 총 2억4000만원 중 1억6000만원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6일에는 가압류가 집행돼 법원집행관에 의해 압류딱지가 곳곳에 붙었다.

마트 운영 주식회사의 등기부에는 건설업체와 유통업체를 채권자로 한 가압류(청구금액 합계 3억8370만원)가 등기돼 있고, 금융기관과 납품업체 앞으로 근저당권(채권최고액 합계 84억5000만원)이 설정돼 있다.

제때 제대로 지급되지 않은 대금이나 임금, 금융권 미변제 등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만 112억원을 이미 넘어선다.

익산수퍼마켓협동조합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마트에 물건을 납품을 했던 지역업체는 60~70여곳에 달한다.

이들 납품업체 대부분은 적게는 1000만원 수준에서 많게는 1억5000만원 넘게 대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실제 피해가 수십 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역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문 열 당시부터 눈여겨 봐왔는데, 그 정도 규모에서 신규 오픈임을 감안하면 일 매출이 1억5000만원~2억원을 기록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10~20% 수준에 그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안다”면서 “부디 지역 업체들의 피해가 크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마트 대표(본부장) 및 주식회사 대표이사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수차례에 걸쳐 전화통화를 시도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관련기사 ‘하루아침에 풍비박산’ 익산시, 식자재마트 부도 피해 최소화 대책 마련 익산시, 식자재마트 부도 피해업체 10곳과 공동대응
송승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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