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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군 만행 보여주는 코무덤, 일본 후손의 반성 상징물로"

남원 이전 주장에 "일본 땅에 남겨야" 반론

속보= 일본 땅에 있는 ‘조선인 코무덤’의 남원 이전에 대한 시각이 엇갈렸다.

 

“정유재란 당시 왜군들이 조선인들의 코를 잘라서 일본 전범들에게 전리품으로 바친 후 만든 코무덤(비총·鼻塚)을 남원 만인의총 인근으로 옮겨와야 한다”는 남원지역 한 향토사학자의 주장과 달리, “일본 땅에 그대로 둬야 한다”는 시각이 제기됐다.

 

이병채 전 남원문화원장과 도내 한 향토문화연구가는 전북일보 보도(2일자 13면)를 접한 뒤 일본 땅에 그대로 둬야 하는 이유를 전해왔다.

 

이들은 “침략전쟁(정유재란) 당시 왜군들이 살아있는 사람의 코를 베고 전공으로 상을 받는 등 용서받지 못할 잔악무도한 만행을 저질렀다. 우리 선조들의 아픔을 옮겨오는 것도 일리가 있겠으나, 일본 현지에 그대로 둬 일본인들이 자자손손 느끼고 깨달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또한 일본인들은 이 코무덤을 처리하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옮겨야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반성과 회개를 촉구하는 상징물로 코무덤이 일본 땅에 계속 존치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병채 전 원장은 이어 “과거 박삼중 스님이 남원에 코무덤 설치를 제안했으나, 당시 남원지역 문화계 인사들이 일본 땅에 있는 것이 마땅하다는 판단에 따라 설치를 거부했다”면서 “이에따라 일본에서 옮겨진 코무덤이 1993년 부안 호벌치 전적지(지방문화재 제30호)에 안장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일본 오까야마현(岡山縣) 비젠시 야산에 묻힌 2만여명의 코무덤이 400여년만에 발견된 뒤 1993년 11월26일 호벌치 전적지(정유재란 때 부안지역 3000여 의병이 전사한 곳)에 영구 안장됐다.

 

한편 남원지역 한병옥 향토사학자는 “1597년 정유재란 당시 남원성 전투에서부터 코무덤의 역사가 비롯됐다. 참혹하게 희생당한 원혼을 적국의 땅에 4세기 넘도록 버려둔다는 것은 국민적·민족적 자세가 아니다. 남원의 아픈 역사인 ‘일본 코무덤’이 400여년 동안 일본 땅에 방치되고 있는 것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라며 토요토미히데요시 신사 인근에 자리한 코무덤을 남원 만인의총 인근으로 옮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성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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