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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관] 장애인의 날 기획 '달에 부는 바람'

달에 부는 바람 / 사진 제공 = KBS 독립영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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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부는 바람 / 사진 제공 = KBS 독립영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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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다 알아듣지? 다 알아들으면서 모른 척하는 거지?”

태어날 때부터 시청각 중복 장애를 안고 살아온 예지는 단 한 번도 무엇을 보거나 들은 적이 없다. 예지의 평생을 함께해 온 엄마지만 성질부리며 머리를 박고, 때리고, 발 쾅쾅 구르는 예지의 행동들을 다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들리지 않아도, 말하지 않아도, 보이지 않아도 서로가 통하는 빛나는 순간을 느낀다. 빛과 소리 없이도 가능했던 엄마와 딸의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사랑의 대화가 시작된다.

< 달에 부는 바람 > 이승준 감독의 연출 의도

<달에 부는 바람> 은 시각과 청각이 없이 태어나,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한 소녀와 그녀의 가족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소녀를 처음 만난 건 2010년 여름 무렵, 전작인 <달팽이의 별> 의 주인공이 소녀의 가족과 만나는 장면을 촬영하면서이다. 이들의 삶을 관찰하면서 ‘언어’가 부재한 가운데 가능한 소통과 공감은 무엇일까, 인간의 조건으로 인식되는 '언어'가 없이도 이 소녀와 그 가족을 ‘가족’, ‘딸’, ‘엄마’, ‘아빠’의 관계로 이어주는 끈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인류의 역사를 발전시켜온 것이 바로 ‘언어’이지만, 그 이상의 혹은 그 이전의 무엇이 인간을 더 인간답게 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질문에서 이 다큐멘터리는 출발한다. 언어 과잉의 시대를 사는 우리가 소홀히 여기고 있는, 어쩌면 언어보다 더 소중할지 모르는, 예지와 그녀 가족들의 시간을 관객들과 나누고 싶다.

< 달에 부는 바람 > 제11회 EBS국제다큐영화제 리뷰 (글: 한유주 작가)

식물은 말하지 않는다. 식물을 기르는 사람은 물이나 햇빛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거름을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늘 살피고 돌봐 주어야 한다. <달에 부는 바람> 은 말 없는 아이와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어머니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소리 내어 말할 수 없는 아이와 오직 촉각으로만 소통한다. 가족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힘겹고 즐거운 시간을 살아온 아이는 이윽고 어른이 된다. 아이에게 주민등록증이 발급되는 순간, 우리는 예지씨와 그녀의 가족이 감내해온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했을지를 새삼 돌아보게 된다. 예지씨가 곰인형을 어루만지고, 진공청소기를 쓰다듬고, 빙글빙글 돌면서 어떤 생각에 잠겨 있을지 우리로서는 짐작할 수 없다. 이처럼 섣불리 가늠할 수 없는 간극을 딸의 어머니는 얼마나 오랫동안 지켜봤을까. 카메라는 어머니의 시선처럼 시종일관 감정을 절제하며 예지 씨의 일상을 고요히 지켜본다. 그리고 우리 역시 같은 시선으로 예지 씨와 그녀의 어머니를 지켜본다. 우리는 예지 씨처럼 “달에 부는 바람”을 맞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바람이 아마도 시원하고 기분 좋으리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다. (2014년 제11회 EBS국제다큐영화제/한유주)

 < 달에 부는 바람 > 제40회 서울독립영화제 리뷰 (글: 허경 프로그래머)

<달에 부는 바람> 은 시청각 중복장애를 가진 19세 예지와 그의 엄마가 주인공이다.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고 열아홉 해를 살아온 예지는 마치 갓난아기처럼 기분이 좋으면 살짝 미소를 짓거나 엄마에게 안기려 들고 기분이 나쁘면 자신을 때린다. 그러면 엄마는 이것저것 말을 걸며 지금 예지의 몸짓과 표정이 무엇을 뜻하는지, 예지가 지금 뭘 원하는지 짐작해보려 애쓴다. 영화는 이런 예지와 엄마의 일상 중 약 1년가량의 시간을 담아내고 있다. 그런데 가만히 영화를 보고 있자니, 단지 좋다/싫다만이 아니라 조금 더 깊은 소통이 두 사람 사이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를테면 엄마가 이름을 부를 때 예지가 대답하듯 짧은소리를 낸다든지, 어떤 신호를 주고받듯 손가락을 맞댄다든지.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정확히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두 사람이 서로 완벽히 소통하고 있다는 믿음이 든다. 예지와 엄마가 함께하는 세계를 달에 빗댄다면 이런 작은 소통의 순간은 바람일 것이다. 달에는 바람이 불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어도 달에 바람이 있다고 감독은 믿는다. 겉보기에 예지와 엄마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어 보이지만 두 사람 사이의 완벽한 소통의 순간이 존재한다는 것을 우리는 영화를 통해 목격했다. 그리고 그런 순간은 앞으로 천천히 늘어갈 것이고, 언젠가는 엄마 아닌 다른 이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올 것이라고 믿어보고 싶다. (허경/서울독립영화제2014 예심위원)

< 달에 부는 바람 > 방영작품 정보

- 감독/촬영/편집 : 이승준

- 출연 : 김예지, 김미영, 김자엽, 김하늘, 정혜경

- 각본 : 이승준, 김민철

- 현장녹음 : 김성민, 김희수

- 미술 : 임승규

- 음악 : 민성기, 안드레아스 미란다

- 장르키워드 : 다큐멘터리

- 제작프로듀서 : 김민철

- 제작 : 민치앤필름, 블루버드픽쳐스

- 배급 : 무브먼트

- 개봉 : 2016년 5월

< 달에 부는 바람 > 영화제 상영 및 수상내역

제27회 암스테르담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장편다큐멘터리경쟁 (2014, 네덜란드)

제11회 EBS국제다큐영화제 UNICEF특별상 (2014)

제40회 서울독립영화제 특별초청 - 장편 (2014)

제6회 대구사회복지영화제 국내/외 신작다큐 (2015)

제6회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 장편상영작 초청 (2016)

제11회 런던한국영화제 다큐멘터리 (2016)

제13회 EBS국제다큐영화제 한국다큐멘터리파노라마 (2016)

제17회 장애인영화제 특별초청 (2016)

제6회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 장편초청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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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팀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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