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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군산 윤락가 화재참사 1주년

 



17일 밤 10시 군산시 대명동 윤락가 일명 ‘감독’으로 더 잘 알려진 곳.

 

쇠창살에 갇혀 화염 속에서 발버둥치며 하나둘 사라져갔던 윤락녀 화재참사가 꼭 1년이 돼가던 그날 밤. ‘홍등’(紅燈)은 일찌감치 불을 밝히고 있었다.

 

이른 시간 탓인지, 업소가 밀집돼 있는 대명동 두개의 골목에는 몸치장을 마친 접대부들이 하나둘 업소의 대형 유리창에 몸을 대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해 화재사건이후 호객행위는 눈에 띠게 줄었다.

 

골목을 지나는 차량이면 어김없이 접대부들의 호객행위 표적이 돼 쉽사리 빠져나올수 없었던데 비하면 한결 나아진 것이다. 관할 파출소는 호객행위와 쇠창살(방범창)이 사라진 것만은 확실하다고 공언했다.

 

게다가 반나체의 의상에 전면 유리창이었던 업소들도 사건 이후 1m20cm 높이의 썬팅이 덮혀졌고, 의상도 조정(?)이 됐다고 덧붙였다. 사건 이후 3∼4개월동안 언론과 시민단체의 집중포화를 맞으면서 사실상 영업중단사태를 빚으면서 5개 업소는 문을 닫고 대전 유천동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사건 발생이전 43개소였던 업소는 현재 31개소만 영업중이다.

 

외부적으로 봐서는 사건 이후 1년동안 분명 ‘변화된 감독’이 돼 있었다. 그러나 매매춘을 뿌리뽑겠다는 서슬 퍼렇던 단속기관의 의지가 아직도 유효한가는 의문이었다.

 

18일 새벽 1시가 넘어서면서 대명동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1차를 마치고 온듯한 취객들이 하나둘씩 대명동 골목을 찾기 시작했고, 접대부들이 유리창 밖으로 손짓을 해대며 손님을 끌었다.

 

어렵게 접근한 손님(30)은 “매춘은 없어질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난처한듯 말을 꺼냈다. “나체쇼, 계곡주, 야쿠르트쇼 등은 감뚝(감독)에서나 볼 수 있다. 지난해 사건 이후에 단속이 강화되고, 업소들도 눈치보느라 한동안 조심하기도 했지만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녀 모두가 입건되는 마당에 누가 매매춘 신고를 하겠느냐”며 “영업은 계속되지만 단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매춘에 대한 답을 우회적으로 답했다.

 

대명동 윤락가에서 장거리 영업을 하는 택시기사도 은근한 눈빛으로 대명동 참사 이후의 과정을 설명해 내려갔다. “한 서너달만 파리 날렸지. 근데 그게(매매춘 근절) 돼나. 아가씨들은 아가씨들대로, 손님은 손님대로 입다물고 있는데 말이야.” 그는 군산 감독이 집중적으로 도마에 오른 뒤 익산에 비슷한 유형의 홍등가가 늘었다고 덧붙였다. 아니나 다를까 새벽 2시가 넘은 시각, 익산시 창인동 옛 K극장 주변은 1년전보다 4∼5개소가 늘어 기존의 식당골목까지 홍등가로 변해 있었다.

 

쪽방의 좁은 창, 그 사이로 비치던 햇볕 아래서 ‘희망이라는 이름의 바깥 세상’을 일기장에 채워가던 스무살 소녀는 없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어둠속에서 바깥 세상을 그리고 있을 또다른 소녀가 있을지는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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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각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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