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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광장]수도이전 논란과 나의 소견

 

일찍이 독일의 대문호ㆍ역사이론가 괴테(J. Goethe)는 역사란 지식인의 한 장식용으로 존재해서는 안 되며 실제 생활에 응용될 때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전제 아래 나는 오늘날 우리의 최대 현안인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프랑스혁명 초기의 대역사적 사건과 관련지어 고찰하고자 한다.

 

보수의 아성 바스티유 감옥의 습격으로 시작된 프랑스혁명은 175년 만에 소집된 오늘의 국회에 해당하는 3부회의를 해산하고 최초의 민주적 의회를 탄생시켰으나 부유 시민층을 대변하는 약간의 입법 활동 외에 별다른 일을 하지 않았다. 몇 개의 개혁적 입법이 이루어지기만 하면 황금시대가 도래하리라는 기대가 무너지면서 격앙된 농민들은 귀족ㆍ승려 들을 살해하고 저택을 불태우는 봉기를 일으켰다. 이로부터 극심한 충격을 받은 의회내 특권층의 대표들은 1789년 8월 4일 밤 참아 맨정신으로 할 수 없는 일이었든지 만취(滿醉)상태에서 모든 특권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을 하였다.

 

그러나 사회가 점차 안정되어 가자 특권층의 마음은 달라지게 되었다. 자신들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 하에서 행한 약속임을 내세워 무효화를 위해 온갖 시도를 하였지만 약간의 보상만이 이루어졌을 뿐 약속대로 모든 특권이 폐지되어 최초의 혁명적 대업이 극적인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역사적 교훈으로부터 배워야

 

그렇다면 위의 세계적 역사적 사건에서 우리는 어떠한 결론을 얻을 수 있을까?

 

첫째, 논리적인 면에서 볼 때 그 답은 간단하고 자명한 것으로 행정수도 이전은 국민의 대의기구인 의회가 결의한대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당시 다수당인 야당이 적극 참여하여 통과시킨 것으로 놓고 이제 와서 선거 전의 불리한 상황을 들어 이해집단의 힘을 믿고 번복을 시도하거나 번복이 이루어진다면 우리 국민 대다수는 자기비하의 정신적 좌절에 빠지게 될 것이고 현시점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국민의 단합 또한 붕괴되리라고 본다.

 

둘째, 가장 큰 쟁점이 되고 있는 경제문제에 관해서는, 한쪽에서는 한국은 수도를 이전해야 경제가 발전한다라는 국제기구인 OECD의 견해를 내세우고 있고, 타측에서는 오히려 막대한 비용 때문에 경제가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나의 생각으로는 옮기는 기관과 시기를 조정하면 해결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셋째, 정신ㆍ국토 균형 발전 면에서 나의 10여년간의 구미(歐美)의 수도 생활을 중심으로 보면, 오늘의 우리의 심각한 문제들(빈부차ㆍ비리ㆍ사기ㆍ폭력ㆍ자살)은 위험 수위에 달했는데 그 근본원인은 전국토의 면적과 인구 사이에 균형이 깨져있고 수도 서울과 지방과의 균형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데서 야기된 것이라 생각된다. 그 중에서도 서울과 지방의 역학관계에 관해서는, 모든 것은 서울로 가야만이 제대로 되고 성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믿는 지방인들은 항시 허전함 속에서 마음의 안정과 열정을 잃게 되고, 애써 서울로 올라간 사람들 역시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 서울의 건강치 못한 환경 때문에 온갖 고통 속에서 시달리고 지치게 된다.

 

행정수도 이전으로 국민에게 활기를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진퇴유곡에 빠진 서울과 지방인의 침체된 삶을 구하고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행정수도를 이전해서 서울로부터의 불유쾌한 압박감으로부터의 탈피와 지역의 균형적 발전을 꾀할 때 가능하리라 본다. 그리고 신행정수도가 한반도의 중심에서 너무 떨어져 있다는 반론에 대해서는 지도를 펴 런던ㆍ북경ㆍ워싱턴 등의 수도의 위치를 확인해 보면 그 답이 자명해질 것이다.

 

독일 국민들이 통일 전에 재정ㆍ사상ㆍ대외관계 등의 문제로 서로 다른 견해 때문에 심각하게 갈등하였으나 그들 특유의 창의력과 단결심을 통해 극복하고 통일을 이루어 오늘날 유럽의 최강국이 된 예와 일찍이 토인비(A. Toynbee)가 "국가가 위기를 극복하고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기 결정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한 바와 같이 우리가 지혜와 뜻을 모아 단결한다면 우리의 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성공적으로 극복될 수 있고 국민 모두는 새로운 희망과 함께 활기찬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규하(전북대명예교수ㆍ서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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