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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12월의 열대야' 여주인공 엄정화

 

늘 한결같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감사하면서더 잘, 더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엄정화(33)가 성숙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가을 여자'가 돼 나타났다. 가수겸 연기자로서 그만큼 확고한 위치를 갖고 있는 엔터테이너가 있을까. 반짝 인기를등에 업고 영역을 확장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러나 확실하게 굳혀갔다.

 

영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 개봉후 푹 쉬었다. "일이 없을 때는 판판이 놀 정도로 없는데, 하나를 하게 되면 꼭 또하나를 하게 돼 정신 없네요"라고 말한다.

 

그의 말마따나 '판판이' 놀았다가 '정신없이' 바쁘게 생겼다. '아내' 이후 2년만에 TV 드라마에 출연한다. 10월 27일 첫 방송되는 MBC TV 미니시리즈 '12월의 열대야'(극본 배유미, 연출 이태곤)의 여주인공 오영심을 연기하는 것.

 

최근 영화 차기작도 결정지었다. 영화배우 방은진이 감독 데뷔하는 영화 '그녀의 적'(제작 이스트필름)으로, 11월 촬영이 시작돼 11월 한 달간은 두 작품을 해야한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를 촬영할 때는 가수 활동을 했고, 드라마 '아내'를 찍을 때는 영화 '싱글즈' 촬영도 겸했어요. 한동안 DJ도 오래 했죠. 아마 팔자인가 봐요." 미혼인 그는 두 작품 모두 아이 엄마를 연기한다. 우선 드라마.

 

'12월의 열대야'에서 그는 불현듯 찾아온 사랑으로 열대야처럼 잠 못 드는 밤을지새운다. 남해의 꿈많은 고3 소녀는 공중보건의를 만나 풋사랑에 빠져 덜컥 임신까지 한다. 떠맡겨지듯 결혼한 그는 재벌급인 시댁에서 구박받으며 두 아이를 키운다.

 

남편도 아내에겐 무관심하다. 구박받으면서도 씩씩하다. 큰 살림을 혼자서 척척해낸다.

 

결혼 9년 만에 하게 된 첫 친정 나들이. 왼쪽 귀가 어두운데다 '사오정' 같이맹한 구석도 있는 오영심은 고속버스를 잘못 타 연하 남성의 차를 얻어탄다. 남자는시한부인생. 슬슬 장난을 걸어온다. 그런데 진짜 두 사람은 사랑에 빠져버린다.

 

남편은 신성우가, 그와 운명 같은 사랑에 빠지는 연하의 남자는 김남진이 연기한다.

 

인터뷰 전날 드라마 제작팀들과 처음 만나 대본 연습을 한 후 회식 자리를 갖느라 얼굴이 푸석푸석하다는 엄정화는 결혼도 하지 않았으면서도 '아내'에 이어 잇달아 '아줌마' 역을 맡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평범한 아줌마였음 안했겠죠. 아이 엄마라는 것에서 오는 부담감은 없어요. 정신연령은 19살에 멈춰 있는 듯 순수하면서도 씩씩한 여자가 자기가 갖고 있는 모든것을 포기할 정도로 깊은 사랑을 하게 되니까요." 그는 "솔직한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야 두 아이까지 포기하면서 선택한 사랑에 대해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을 터이기에.

 

영화 '그녀의 적'에서 그는 지금껏 한번도 하지 않았던 연기 영역에 도전한다.

 

평범한 주부에서 잔혹한 연쇄살인범으로 변해간다. 극도의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는 역.

 

"영화와 드라마를 동시에 해야 하는데 영화를 하려면 살을 빼야 해 걱정이에요.

 

요즘 미니시리즈 촬영 현장 상황이 장난 아니라는데 몸이 버틸 수 있을지…"라며 벌써부터 근심이다. 미니시리즈 형식의 드라마는 97년 '스타' 이후 처음이다.

 

아직 음반 계약이 한 장 더 남아있지만 이젠 스스로 '가수가 아닌 연기자'로 생각한다. 그가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생각하는 작품은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

 

"그전까지는 시나리오가 들어와도 가수 이미지를 차용한 것뿐이었는데 이 영화이후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 작품에서 그동안 색안경을끼고 보아온 영화계 인사들의 시선을 돌려놓았을 정도로 열연했다.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최우수연기상은 당연한 보상이었다.

 

"일하는 게 너무 좋아요. 푹 쉬고 있는 시간도 연기를 하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죠. 정말 좋은 배우로 기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그는 늘 겸손하고, 열심이다. 노골적으로 말한다면 받는 것보다 더 해낸다. 이름만 있고 연기는 없으면서도, 남들이 뭐라 평하는지도 모르는 채 콧대 높은 여배우들과 확연히 구별된다.

 

올 가을, 엄정화가 성심껏 이끄는 사랑 여행을 떠나는 것도 기대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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