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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일] '이랑과 이삭'연 수필가 전숙자씨

"표지만 봐도 눈길 끌 수 있는 세련된 책 만들터"

초록빛 하늘이 물들어있는 산뜻한 표지의 책 한 권이 바쁜 손끝을 따라 노란 봉투에 담겨지고 있다.

 

테이블 네 개와 컴퓨터 두 대가 전부지만, 석유난로가 타고 있는 30평 공간은 한 사람의 열정만으로도 들떠있다.

 

“항상 혼자면 큰 일 나죠. 지금은 일이 조금밖에 없어서 한가해요. 작년 보다 올해, 올해 보다 내년에, 해를 더해갈 수록 조금씩 더 바빠져야겠죠.”

 

지난해 10월 도서출판 ‘이랑과이삭’(전주시 금암동)을 차린 수필가 전숙자씨(56). 잘 나가던 출판사도 하루 아침에 문을 닫게되는 현실 속에서 여성 작가의 창업 소식에 주변에서는 걱정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출판사 한 해 운영계획부터 어린이 잡지 창간까지 전씨는 인생의 새로운 도전을 기대하고 있다.

 

“어렵게 살아온 것이 자랑은 못되지만 난 10년 쯤 젊게 살아야 해요. 사업에 크게 실패하고 7∼8년 동안 힘들게 살아왔죠. 지금도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마무리 단계고, 무엇보다 다시 일을 시작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어요.”

 

전주의 한 출판사에서 햇수로 3년 정도 일해왔던 그는 지난해 초여름 다니던 직장에서 나오게 됐다. “이런 저런 생각 끝에 출판사에 생각이 미쳐 갑작스럽게 차리게 됐다”는 그는 “어떻게든 일자리를 구해야 했던 현실에 부딪쳐 시작한 일이 지금은 큰 도움이 되고있다”고 말했다.

 

“우선 내용이 좋아야 겠죠. 경직된 것은 싫어하기 때문에 창의적이고 자유스러운 책을 만들어 가고 싶어요. 좋은 책 만들기가 첫번째 목표입니다.”

 

“오랫동안 그림 그리는 사람과 살아서인지 미적인 것들을 유심히 보게됐다”는 그는 편집이나 표지만 봐도 눈길을 끌 수 있는 감각적이고 세련된 책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원고 수정부터 교정까지의 과정을 남의 손 빌리지 않고 혼자 맡아하면서도 표지 디자인과 전산편집은 꼭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도 그 때문이다. 서양화가 조도중씨가 그의 남편이다.

 

“솔직히 글을 쓰는 것보다 출판 작업이 더 맞는 것 같아요. 내 글은 그만 쓰고 다른 사람 책 묶어주는 일만 하려고 했는데, 주변 환경도 그렇고 동인 활동은 틈틈이 하게될 것 같아요.”

 

그동안 친분을 맺어온 문인들의 도움으로 올해 시집 2권과 수필집 1권을 발간하기로 이미 약속돼 있는 상태. 기반이 갖춰지면 외국 책도 번역할 생각이다. 전씨가 오랫동안 꿈꿔온, 어른과 어린이들이 함께 읽을 수 있는 동화와 동시 위주의 어린이 잡지 창간도 올해 중요한 계획이다.

 

“첫 수필집 ‘자연으로의 유랑’을 펴내고서 매 끼니를 걱정하고 잠잘 곳을 걱정해야 하는 시간들 속에서 다음 수필집은 생각도 못했어요. 어려운 시간들을 메모해 뒀다가 작년에 정리했는데, 절망을 겪으면서도 하나님을 마음에 얻는 경험을 해서인지 성경의 내용들이 책 속에 많이 등장해요.”

 

전씨의 두번째 수필집 ‘내일 이맘때에…’는 이랑과이삭이 펴낸 첫번째 책이 됐다. 내일이면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소망으로 제목도 ‘내일 이맘때에…’로 정했다.

 

길고도 힘들었던 10년의 시간들을 책 속에 담아낸 전씨. 그는 출판사 이랑과이삭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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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휘정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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