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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여행] 홍합짬뽕 "13년째 정직한 맛, 인기 비결이죠"

분식집 명성 날리는 이은모 유순덕 부부

중고 책 가게가 즐비하던 전주시 경원동 골목. 외양은 허름하지만 꽤 유명세를 탄 분식집'계수나무'가 자리잡고 있다. 이 집의 주된 메뉴는 홍합해물짬뽕. 다녀간 이들이 입소문을 내고, 블로그에 글을 올려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이곳을 알뜰살뜰하게 꾸린 것은 다름 아닌 이은모씨(46)와 아내 유순덕씨(47) 부부.

 

13년 전 학원에 많이 들어서 있을 때 이들은 처음 여기에 분식집을 시작했다. 짜장면이 2500원일 당시 1000원으로 파격 할인가를 제시해 학생들이 꽤나 많이 방문했었다고.

 

그런데 몇 년 후 학원들이 하나 둘 문을 닫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손님이 뚝 끊겼죠. 어른들을 주된 고객으로 한 메뉴를 만들자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만들기 시작한 게 홍합해물짬뽕이었어요."

 

살아남기 위해 만든 메뉴가 이제는 간판 메뉴가 돼버린 것이다.

 

"사실 일반 짬뽕은 중국집에서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어요. 저는 중국요리를 배운 적도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기름기가 없고 담백한 맛을 내게 된 거죠. 재료값이 아무리 올라도 양을 절대로 줄이지 않습니다. 그게 손님들이 가게를 찾는 이유예요."

 

짬뽕 위엔 그릇의 두 배 정도 되는 홍합이 수북히 얹혀져 나온다. 최근 홍합 값이 5배나 올랐지만, 1년 째 가격을 올릴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양을 줄이고 가격을 올리는 것은 가게를 찾는 고객들을 배신하는 것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남은 음식은 재사용하지 않고 버리는 것도 고객과의 또다른 약속. 음식 위생을 걱정하는 이들을 위해 그는 재료도 직접 배달해 사용한다. 군대간 아들이 제대하면 좀 더 넓고 깨끗한 곳으로 옮겨 2대가 가게를 꾸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방장이 바뀌면 맛도 바뀌기 때문에 힘들어도 직접 주방일을 한다는 이씨와 손님들을 친절히 맞는 유씨.

 

몸은 고단해도 자장면 1000원 할 때부터 이곳을 찾던 학생이 이젠 아이와 함께 짬뽕을 먹으러 방문할 때면 가장 행복하다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이씨의 희망처럼 '계수나무'는 홍합해물짬봉이 유명한 분식집으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을 것 같다.

 

/김은자 여성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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