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아내 뜻 받아들여 귀농…홍삼·헛개 엑기스 생산 판매 지난해 6천여만원 매출
"농촌에서 성실하게 열심히 일하면 도시 못지않은 풍요를 누릴 수 있습니다. 지금은 힘들지만 이제 기반을 어느 정도 잡았으므로 앞으로는 잘 살 것입니다"
진안군 용담면 송풍리 주창근씨(48)는 희망에 가득차 있다. 그가 6년전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용담에 귀농했을 때에 비하면 하루하루의 삶이 매우 즐겁다.
1년여전에 마련한 그의 집은 거실 천정을 없애고 내부를 원목으로 처리, 작지만 웅장하면서도 아늑한 편안함을 주었다. 구경온 사람들이 모두 부러워 한단다.
완주 구이 중인동 출신인 그는 초등학교 때 가족이 서울로 이사, 30여년간 서울서 살았다. 군악대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다 제대했고 이후 22년여 동안 색소폰과 함께하는 음악 인생이 그의 몫이었다.
하지만 색소폰 연주 직업은 너무나 힘겨웠다. 경제적으로 불안정했고 술손님들의 비위를 맞추는 것은 자존심의 한계를 주문했다. 2003년께에는 강원도 정선 카지노 부근에서 술장사를 했지만 불황 등으로 '말아 먹어야' 했다.
그 즈음 부인 강보수씨(36)는 친정언니가 시집온 용담으로 내려와 생활했다. 부부는 1년여간 '주말부부'로 지냈고 부인 강씨는 '떠돌이'신세를 면치 못하던 남편 주씨를 설득, 주씨가 용담으로 귀농하는 계기가 됐다.
강원도 노래자랑대회에서 대상을 차지, 부상으로 자동차를 받았을 정도로 뛰어난 노래 실력을 지닌 부인 강씨는 용담에서 평생학습지도자로 활동하고 있었다. 또 방과후 교사를 맡았고 지역의 어린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쳤다.
이미 바쁘게 활동하고 있는 강씨 덕분에 남편 주씨는 비교적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도시에만 살아 농사를 아무것도 몰랐는데 지역의 이웃들이 친절하게 농업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돈을 벌 수 있는 방법도 여러 가지 알려줬습니다"
그는 "진안은 '귀농1번지'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행정은 귀농인에게 하나라도 더 뭔가 해주려 합니다. 행정을 잘 활용하면 보조나 혜택이 많습니다"
그는 '행정의 도움을 받아' 진안 특산물인 홍삼과 헛개의 엑기스 생산에 나섰다. '1인 기업'이라 할 수 있는 가공공장을 '설립'했고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강남의 유흥업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색소폰 연주 실력을 가졌던 그는 재료부터 까다롭게 고르고 정성들여 생산한 홍삼과 헛개 엑기스를 서울의 친분이 있던 사람에게 팔기 시작했다.
3년전부터 직접 판매에 나섰으며 사명과 신용으로 만든 제품이다 보니 주로 '술꾼'들인 그의 지인들은 "다른 제품 보다 효능이 좋다"면서 품질을 인정하고 있다.
"지금은 너무나 바쁩니다. 좋은 홍삼과 헛개나무를 구하러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제품은 아는 사람에게 인적 판매에 의존하므로 서울을 자주 갔다 와야 합니다. 지역주민이 부르면 색소폰 봉사도 가야 합니다. 주일에는 신앙을 빠트릴 수 없구요"
서울에서 내려올 때 독한 마음을 먹고 애지중지하던 비싼 음악장비를 하루 아침에 처분했던 그는 색소폰에 대한 애정은 버릴 수 없었다. 바쁜 일상속에 매주 목요일 대전의 색소폰 동아리 '코헨'을 찾아 회원들에 대한 강습 겸 스스로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장애인 시설이나 교도소 등을 찾아 위문공연을 갖는 것은 큰 즐거움 중의 하나다.
진안군청 및 지역의 기관단체, 주민 등이 초청해 색소폰을 연주하고 그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주씨 자신이 덩달아 기분이 좋단다.
빚만 잔뜩 짊어지고 용담에 자리잡아 연세 120만원 짜리 허름한 집에서 4년간 살았던 그는 "집사람이 고생 많았다. 겨울에는 외풍 때문에 추웠고 여름에는 더웠다. 이제부터는 호강하고 살도록 더욱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한다.
지난해 6천여만원의 매출을 올린 그는 계획이 많다. 삼농사, 버섯농사를 구상하고 있고 홍삼과 헛개 엑기스를 인터넷에서 판매하기 위해 시스템을 준비중이다.
"무슨 일을 벌리려면 모두 자금이 필요하므로 차근차근 추진할 것입니다"
가공공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직원을 두고 일하기는 무리라는 판단이 들어 귀농인과 함께 사업을 해보려는 생각도 갖고 있다.
그의 딸 혜주양은 올해 초등학교를 입학하고 아들 나목이는 일곱 살이다. 누구보다 소중한 아이들이 도시의 아이들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도록 교육시키겠다는 주창근씨는 힘주어 말한다.
"서울 살았을 때에 비해 지금이 행복 5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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