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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정, 따뜻한 세상] '주거환경개선' 구자동 전주 풍남동 봉사회장

회원 16명 한마음 활동 / 도배에 연탄배달까지

▲ 남부시장에서 도배봉사를 하며 사랑을 나누는 구자동씨가 풍남동의 한 집에서 도배를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추성수기자chss78@
“다 뜯어진 벽지와 장판을 새로 바꾸고 나면 그렇게 가슴이 후련할 수 없습니다. 아마 어르신들의 차디찬 냉방에 한 줄기 온기가 퍼지는 것이 느껴져서 일 겁니다.”

 

전주지역 홀로노인·소년소녀가정 등을 대상으로 한 도배봉사 등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펼치고 있는 구자동(63) 전주 풍남동 봉사회장.

 

반평생 동안 남부시장에서 옷가게를 하고 있는 구 회장은 인근에서는 지역 ‘터줏대감’으로 불린다.

 

그만큼 그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고, 모르는 사람도 없다.

 

그는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10년 전 뜻이 맞는 지인들과 함께 봉사회를 꾸렸다.

 

하나 둘 회원이 늘면서 현재는 총 16명이 활동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봉사에 참여하는 회원들을 보면 그래도 아직은 살만 한 세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쁜 와중에도 어려운 이들만 보이면 버선발로 달려나와 힘을 보태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뿌듯합니다.”

 

처음 도배일을 할 때는 특별한 기술이 없어 애를 먹기도 했지만, 집에서 연습도 해보고 도배사의 작업 현장도 따라다니면서 배우다 보니 이제는 ‘준프로급’의 실력을 자랑한다.

 

구 회장은 도배작업을 하기가 어려운 겨울이 되면, 연탄배달 봉사에 나선다.

 

올 겨울만 해도 총 5000장의 연탄을 지역 기초생활수급자 가정 등에 전달했다.

 

또, 인근 한옥마을의 환경정화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많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각종 생활쓰레기가 길가에 버려지고, 심지어는 나뭇가지가 꺾이고 부러지는 경우도 다반사이기 때문.

 

“한옥마을은 전주를 대표하는 관광지입니다. 큰 기대를 안고,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야 다시 찾습니다. (한옥마을은)내 집 앞마당처럼 잘 가꾸고 보존해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하는 소중한 자산입니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을 봉사가 아닌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지키는 일로 여긴다. 하지만 때론 자신의 노력만으로는 그 사람의 도리를 다 할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감을 느낄 때도 있다.

 

“며칠 전 혼자 사시는 어르신 한 분이 차디찬 냉방에서 지켜보는 이도 없이 돌아가셨습니다. 어떻게든 그분을 병원으로 데리고 가려고 했는데, 때를 놓친 것 같아 가슴이 미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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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국 psy2351@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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