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하고 혁신적인 쇄신안 나와야
재보궐 선거에 패하고 지역에 내려갔더니 한 어르신께서 날 보며 “김 의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는 말 기억하시오? 호남민심을 얻지 못하는 야당에게도 미래는 없는 법이오. DJ와 노무현으로부터 배우세요.”라고 말했다. 순간 DJP 연합을 통한 정권 창출과 486 등 젊은 피 수혈을 통해 체질을 개선해 냈던 DJ의 모습,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던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이 떠올랐다.
국민은 우리 당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대표의 정치적 미래도 그렇지만, 제1야당의 앞날도 지금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내느냐에 달려있다.
수능재주 역능복주(水能載舟 亦能覆舟)라고 하지 않았나.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엎기도 한다’는 말이다. 우리가 지금 제대로 위기를 극복해 내지 못한다면 수권정당은커녕 생계형 야당에 머물 수도 있다는 절박함을 우리 모두가 뼈저리게 느끼고 대안을 내세워야 한다. 그리고 단결해야 한다. 하나 된 마음으로 함께 나가지 못한다면 당의 밝은 미래는 담보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분열이 아니라 혁신이다. 혁신도 혁명에 가까운 혁신이어야 한다. 계파와 이익을 버리고, 앙시앵 레짐(Ancien Regime·구체제)을 극복해 내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국민과 야당 지지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과감하고 혁신적인 당 쇄신안을 내 놓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대표가 지난 15일 ‘초계파 혁신기구 구성’을 제안한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기구의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다. 실리를 담보해 내지 못하는 명분은 가치 없는 일 아니겠는가.
계파와 이익을 버리고 망신스런 집안싸움에서 벗어나 민심의 바다로 통 크게 뛰어 들어야 한다. 그리고 국민을 두려워하고, 국민을 바라보며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길이 열린다.
이번 재보궐 선거를 통해 나는 정치란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것, 그래야 선거에 이길 수 있다는 아주 근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호남민심도 언제든 돌아설 수 있다는 것, 공천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중요한 건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
새는 알을 깨고 나오고, 희망은 절망의 가장 깊은 곳에서 나온다고 했다. 봄은 추운 겨울의 한가운데서 시작되는 것처럼 우리에게도 아직 희망은 있다. 매화는 서리와 눈을 두려워하지 않고 언 땅위에 고운 꽃을 피워 맑은 향기를 뿜어낸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피어나는 고결한 매화 꽃잎처럼 제1야당에게도 언젠가 매화꽃이 피어날 거라 믿는다.
그러나 그것도 문재인 대표의 말처럼 ‘부족함을 성찰하고 절체절명의 각오로 다시 시작하겠다’는 통렬한 반성이 실현될 때에야 비로소 가능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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