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설에 불안, 빚내 산 주식마저 휴지조각 전락 / 3차 M&A도 무산…OCI 차남 설립, 관심 촉구
익산 소재 태양광웨이퍼 생산업체 (주)넥솔론에 다니는 이모 씨(35)는 혹시 휴가를 낸 동료의 빈자리를 찾아 한 시간이라도 더 추가 근무를 하기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게 일상이 되었다. 이제 갖 젖을 뗀 어린 아이 등 가족이 떠올라 그렇게라도 잔여근무를 하지 않으면 한 달 급여 200만원을 넘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언론지상을 통해 회사의 파산이야기 까지 들려 오면서 어깨를 더욱 짓 누른다. 파산이 결정되면 졸지에 길바닥에 나 앉아야 하니 그저 깊은 한숨만 절로 내쉬어 진다.
10년 세월의 젊은 청춘을 바친 회사가 지금 그에게 남겨준 건 수천만원의 빚과 근심, 걱정뿐이다.
그나마 회사가 문을 닫으면 매달 급여에서 최우선적으로 빠져 나가는 주식의 원금 일부와 이자도 앞으론 감당할 수 없게 된다.
그는 법정관리가 뭔지, 주식이 뭔지도 모르던 20대 중반에 입사해 회사가 주식시장에 상장하자 빚을 내 6000만원어치의 주식을 샀다. 그를 비롯해 980명의 직원 중 99%가 샀다. 회사가 직원들 몫으로 내놓은 우리사주는 그렇게 100% 소진됐다.
당시 직원들은 발행주당 4000원에 427만주를 매입했다. 돈으로 따지면 170억원이 넘는다.
여기에 2012년 유상증자에서도 직원들은 발행주당 1905원에 638만9180주, 121억7000만원어치를 또다시 매입했다. 당시 주식시장에선 2400원대 주식을 직원들은 1900원에 매입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대출과 차입 등 여기저기서 끌어 모은 돈을 몽딸 털어 주식매입에 투자했다.
회사는 직원들이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대출을 신청하면 흔쾌히 보증도 서줬다. 회사 내에선 주식이 저평가돼 1년 내 1만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국내 30대그룹에 포함된 OCI의 계열 소속기업인데다 OCI 회장의 차남이 설립한 회사라는 신뢰에 직원들은 우리사주를 매입하는데 주저하지 않했던 것이다.
그러나 회사는 경영난을 돌파하겠다며 추진한 주식 유상증자 이후에도 경영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2014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법정관리 속에서도 경영난은 심화됐고, 지난 4월에는 상장이 폐지됐다.
말 그대로 직원들이 매입한 주식은 휴지조각이 됐다.
980명에 달하던 직원은 빚을 떠안은 채 절반가량 회사를 떠났다.
가정이 있는 젊은이들은 생계를 이어가기도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빚을 감당할 수 없는 형편 때문이었다.
회사에 남아있는 수백 명이 넘는 직원은 주식 빚에 허덕이다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신세가 되기도 했다.
이씨는 “수십대 일이 넘는 경쟁을 뚫고 입사해 청춘을 바친 회사인데, 지금은 너무 후회된다”면서 “회사가 파산하기 전에 OCI나 다른 기업이 인수하기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법정관리중인 넥솔론은 법원허가를 받아 인수대상 기업을 물색 중이지만 아직까지 뚜렷하게 떠오르는 기업이 없다.
3차례에 걸친 M&A도 무산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 손실과 자본잠식이 심각한 상태이기 때문에 쉽게 인수할 기업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새 정부 들어 태양광 등 신재생사업의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넥솔론의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OCI 또는 관련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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