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7 16:18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의정단상
일반기사

유치원 비리, 반드시 끝을 보겠습니다!

박용진 국회의원(서울 강북구을·더불어민주당)
박용진 국회의원(서울 강북구을·더불어민주당)

“유치원은 우리 아이들에게 첫 학교이자, 처음 만나는 사회다.”

비리유치원 명단 공개를 결심했을 때 했던 생각이다. 솔직히 많이 두려웠고, 고민도 깊었다. 내게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두 아들이 있다. 그래서 부모들이 매일 아침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낼 때 어떤 마음인지 잘 안다. 그래서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또 얼마 전 유치원 비리 근절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한 토론회에 300여명의 사립유치원 원장님들이 몰려와, 끝내 무산시키는 것을 보며 더더욱 명단을 공개해야겠다는 확신이 섰다.

그리고 지난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국 시도교육청 감사에 적발된 비리유치원 명단을 모두 공개했다. 이들 유치원은 정부가 아이들을 위해 쓰라고 준 지원금을 마치 쌈짓돈처럼 자신들의 명품가방을 사고, 성인용품을 구매하는 데 썼다. 국민 분노는 엄청났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비리 유치원을 강력 처벌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는 청원 200여 개가 등록됐다고 한다.

내게는 지지와 응원이 밀려들고 있다. 국감아이돌, 비리저격수라는 칭찬을 받았다. 핸드폰으로는 힘내라는, 잘했다는 응원메시지도 쉴 새 없이 쏟아지고 있다. 아직은 얼떨떨하기만 하다. 그리고 어깨도 무겁다. 여전히 아이들을 비리 유치원에 보낼 수밖에 없는 부모들의 마음과 또 일부 비리유치원 때문에 마음 고생할 훌륭한 사립유치원과 선생님 때문이다. 기쁨은 잠시, 또 다시 고민이 깊어졌다.

그 와중에 잠잠하던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학부모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반성하는 한유총을 보며 ‘이제는 달라지겠구나’, ‘드디어 해결할 수 있겠구나’라는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헛된 기대였다. 국민 앞에서 고개를 숙이던 한유총은 알고 보니 뒤로는 소송을 준비하고 있었다.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해 힘을 보태기는커녕, 대형 로펌을 통해 소송을 준비하는 한유총의 비겁한 태도에 화가 나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슴이 답답해졌다.

故 노회찬 의원이 떡값 검사 실명을 폭로했을 당시에도 온 국민이 노회찬 의원을 지지했다. 하지만 결과는 유죄, 의원직 상실로 이어졌다. 그가 힘들어하던 모든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가슴 아팠는데, 지금은 내가 그런 상황에 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조금은 서글퍼졌다.

하지만 이내 당당하고 의연하게 대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고, 세금 쓰이는 곳에 감사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국민 상식이다. 그리고 국민이 낸 세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은 국회의원의 의무이다. 문제 제기로 끝내지 않고 ‘유치원 비리 근절’ 3대 법안을 발의를 통해 끝까지 가볼 계획이다.

그동안 유치원 비리 문제는 대해 많은 이들이 덤볐다가 물러섰다. 유치원 원장들의 파워와 세력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지금은 비리유치원 실명 공개로 대한민국이 떠들썩하지만,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질 것이다. 그럼 또 다시 세상은 유치원의 파워와 세력에 좌지우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하게 말해두고 싶다. 이번에 상대를 잘못 골랐다. 솔직히 두렵지 않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두려움에 눈 감지 않겠다. 문제제기는 정확하게, 대안은 명확하게 제시하겠다. 우리 아이들의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은 국회의원의 박용진을 떠나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또 부모로서의 책무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