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수지 개선 등 4대 방향 제시
주요 의료질 평가서 최고 등급 성과로 꼽아
권역응급의료센터 재지정 위해 역량 집중
"군산 전북대병원 속도 내는데, 정부와 전북도 도움 절실"
지역 거점 의료기관인 전북대학교병원이 올해 개원 110주년을 맞았다.
척박하고 열악한 전북이라는 토대에 공공의료의 뿌리를 내려온 전북대병원이 걸어온 길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조남천 병원장을 만나 들어봤다.
지난해 7월 20대 병원장에 취임한 조 원장은 내실경영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4대 경영 방향으로 △경영수지 개선을 통해 재정이 안정된 병원 △군산전북대학교병원 건립 차질 없이 진행 △국립대학병원의 사회적 책무 이행 △병원가족의 삶과 업무의 조화를 이루는 병원으로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 설립 110주년을 맞은 올해 병원 운영 방향과 달성하려는 목표는?
“병원이 한 세기가 넘도록 지역 보건의료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의학발전과 국민보건 향상에 이바지해 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도민 여러분의 뜨거운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이 자리를 빌려 병원에 무한한 애정과 신뢰를 보내준 도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올해는 무엇보다 우리 병원이 그동안 축적해온 자산과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지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병원의 미래를 위한 진료와 연구·교육의 3대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진정한 환자 중심의 병원, 지역민과 함께하는 병원으로 만드는데 더욱 주력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고객에게 감동과 행복을 주는 한 차원 높은 의료서비스를 실현하려면 먼저 직원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근무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병원가족들의 삶과 업무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직장문화를 만들고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도울 수 있도록 직장문화 개선을 위한 다채로운 노력을 할 계획입니다.”
-취임한 지 반년이 넘었다. 성과와 함께 아쉬운점이 있다면?
“도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지역 거점 병원의 병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임하고 있습니다. 취임과 함께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의료서비스의 질과 환자안전의 수준을 평가하는 3주기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마치고 인증획득에 성공했습니다. 이번 평가는 지난 2주기 인증평가 때 보다 한층 강화된 평가기준이 적용되었는데 전 직원의 노력과 화합으로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병원 전 구성원들과 함께 비용절감 등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노력한 결과 경영지표도 개선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한 4대암(대장암, 유방암, 폐암, 위암) 적정성 평가와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 등 주요 의료질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1등급을 받는 성과도 이뤄냈습니다. 앞으로도 재정건전성을 충실히 하는데 힘을 쏟겠습니다. 하지만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지정 취소돼 도민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렸다는 것이 무엇보다 아쉽고 죄송스런 마음입니다.”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 취소 대책은?
“병원은 이미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요구하는 시설과 인력을 구비하고 있으며 그 수준의 응급의료 지원을 계속하고 있고 앞으로도 도민들의 의료공백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응급실 운영체계 개선 대책을 마련해 꾸준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응급의료 서비스의 질을 나타내는 전반적인 수치도 크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전북지역은 인근에 중증응급환자를 분산할 대형병원이 부재한 데다 전주권역 내의 경우 전북대병원 외에는 권역응급의료센터의 법정기준을 충족시키는 병원이 없어 전북대병원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개선된 지표는 전 의료진이 응급실 개선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결과며 앞으로도 지표 개선에 만족하지 않고 도민들에게 더욱 나은 응급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없는 지역에 대해서는 올 상반기 중에 재지정 신청을 받을 계획데, 지정 신청을 통해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위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군산전북대병원 설립 진행 과정은?
“군산전북대병원 건립은 지역민의 건강 수호와 병원의 재도약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사업입니다. 지난해 6월 건립부지 매입 업무 대행 협약에 따라 군산시에서 토지를 매입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25% 정도까지 매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군산시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부지를 매입해 오는 9월 안에 토지매입 절차가 마무리된다면, 올해 안에 기본설계에 들어가 2020년 말이나 2021년 초에는 착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업추진이 정상화된다면 군산지역의 열악한 의료환경 개선은 물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군산지역의 경제 회복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중요한 것은 재원입니다. 병원 내부적으로도 주어진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경영수지 개선을 통해 재정건전성을 강화해야겠지만 정부와 전북도, 군산시, 정치권 등 관계기관은 물론 지역사회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앞으로 군산전북대병원 건립에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 부탁드립니다.”
-병원 내 의료진 폭행 대책은?
“최근 들어 의료진 폭행이 늘어나면서 의료진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관련법 개정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습니다. 응급실의 경우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통과돼 처벌이 강화됐지만 응급실 외 진료실에서 발생한 폭행에 규정하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병원에서는 의료진은 물론 직원들의 인권보호 차원에서 병원 내 폭력 예방 및 관리규정과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직원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올해부터는 고객지원실을 고객인권지원실로 개편하고 산하에 인권업무를 전담하는 인권경영팀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병원 내에서 인권침해가 없는 일터를 만드는 것을 넘어 병원을 찾는 모든 고객들까지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전북대병원만의 특화된 진료서비스가 있다면?
“2008년 전북지역 암센터개원을 시작으로 2011년 노인보건의료센터, 2013년에는 장애인구강진료센터와 어린이병원, 호흡기전문질환센터가 차례로 개원했습니다. 이들 센터에서는 전문영역별로 특화된 세부 전공을 살려 지역민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암센터의 경우 지역의 암환자들이 서울 등 외지로 나가지 않고 지역 안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최신 의료장비 도입 등 최상의 진료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또한 어린이병원에는 호남권역 최초로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를 설치해 임신과 출산 전 과정에 걸쳐 중증복합 질환을 가진 산모와 신생아들이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 조남천 병원장은 안과 질환 전문가…“신뢰와 감동의 의료서비스 제공”
조남천(60) 병원장은 전북대 의과대학을 나와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전남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6년 위스콘신주립대에서 연수를 했으며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퀴즈 후즈 후 2011년 판에 안과 질환과 관련된 분야에 기여한 업적을 인정받아 등재됐다. 1992년 9월부터 전북대병원 안과 겸직교원으로 재임하며 안과과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냈다.. 한국망막학회 상임이사 및 대한안과학회 상임이사, 법원행정처 전문심리위원,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심사위원, 중앙노동위원회 조정담당공익위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조 병원장은 “전북대병원은 100년 넘게 지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해왔다”며 “도민의 병원이라는 사명감을 잊지 않고 병원을 찾는 고객들에게 신뢰와 감동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병원 구성원 모두가 생명 앞에 더 겸손하고 신중한 자세로 환자의 안전·삶을 최우선에 두겠다”며 “도민 여러분의 더욱 큰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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