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취임 100일 맞은 한제욱 전주YMCA 이사장 “정의와 평화 실천하는 시민운동체로 거듭 날 터”

취임 100일을 맞은 전주YMCA 제19대 한제욱 이사장이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임기동안의 추진 사업 목표에 대해 말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취임 100일을 맞은 전주YMCA 제19대 한제욱 이사장이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임기동안의 추진 사업 목표에 대해 말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YMCA는 세계적인 기독교청년운동단체로서 젊은이들의 영적·정신적 상태의 개선을 목적으로 1844년 영국 런던에서 창립돼 현재 세계 120여 개국에서 1만여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근대화의 여명기인 1903년 최초의 YMCA인 황성기독청년회가 설립돼 우리민족의 근현대사를 이끌어 왔다. 오는 2025년은 전주YMCA가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 이에 지난 4월 취임한 전주YMCA 제19대 한제욱 이사장으로부터 앞으로의 활동계획과 포부를 들어봤다.

 

-7월10일이면 취임 100일을 맞습니다. 취임과 동시에 유례없는 코로나19 사태를 함께 맞으셨는데 어떻게 활동하셨습니까.

“전주YMCA는 1925년 10월 25일에 창립했으니 올해가 95년 되는 해입니다. 100년을 맞이하는 중간 점검을 하고 새롭게 운동 방향을 설정하는 중요한 한 해이기도 합니다. 이에 청소년·청년운동, 시민사회운동, 사회적경제활성화, 평화와 통일운동, 민주시민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시민사회에서 계획하고 실천하고자 했는데 아쉽게도 코로나19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하고 일상적인 활동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 취임하며 기획사업으로 청소년 대안학교를 설립했습니다. ‘YMCA청소년대안학교’는 교육청에서 인준한 학교로, 학교에 다니기 어려운 중·고등학생들이 대안학교에 입학해 그간 딱딱한 교육환경과 지식중심의 전달학습에서 벗어나 놀이·여행과 진로, 자기 탐색, 쉼과 토론 등 열린 수업을 함께 진행합니다. 또한 코로나 19로 인해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제적으로 취약한 난민 등 한국사회에 함께 살고 있는 외국인에게 마스크를 연계지원 하고 기독교기관을 통한 모금운동 등을 전개하여 긴급지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어려움에 처해있는 남북관계를 시민의 힘으로 이끌기 위해 한국시민사회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연대해 1억명 평화서명운동을 전개하려고 합니다. 그 평화서명을 유엔 참전 16개국에 보내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함께 하고 남과 북이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운동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취임 후 현재까지 단체를 이끌며 느낀 소감도 남다르실 것 같아요.

“YMCA는 청소년단체, 평화·통일운동, 사회교육, 시민사회, 사회적 경제, 복지, 기독교 사회운동체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근 NGO 단체들도 전문화 되어 가고 있는데 YMCA는 백화점식 활동이란 소리를 종종 듣습니다. 그러나 시민사회는 하나의 문제와 지향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사고하고 활동하며 모델을 만들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이 필요합니다. 그 역할을 YMCA가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영리단체이기에 경제적 어려움도 많습니다. 이사장은 순수하게 봉사하는 위치에서 직업적으로 일하는 전문지도자들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울타리 역할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무거운 책임감도 느낍니다. 이사장은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와 방향, 인문학적 사고, 시대를 읽어내는 시야 등이 필요하죠. 퇴임 후, 시대와 대화하면서 시민사회에 봉사한다는 차원에서 맡고 있지만 늘 학습하고 시간을 내야하기 때문에 현역에서 일할 때 보다 때론 더 힘이 듭니다.“

 

-언론사에 오랫동안 몸담고 계셨습니다. YMCA 활동에 영향이 있으셨을까요.

“지역사회 여론의 흐름을 시민운동에 반영할 수 있는 통로로 제가 역할을 합니다. 제가 YMCA 이사직을 처음 맡으면서 전주YMCA 회보를 재 창간했습니다. 역사는 오래되었지만 회보발행이 10여년 이상 중단된 상태였죠. 이에 제작책임을 맡아 8년째 분기별로 발행하여 현재 33호를 발행했습니다. 또한 언론사에 오랫동안 있다 보니 지역사회를 객관적으로 보는 눈이 조금은 틔어있었죠. 이에 YMCA가 지역시민운동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데 시민을 대변하고, 사물을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시민사회의 뜻을 반영하는 회보를 만드는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임기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사업은 무엇입니까.

“지역사회에서 YMCA 100년을 함께 준비하고 기획하는 사업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YMCA 100년의 역사는 YMCA 만의 역사가 아니라 전북시민사회의 역사요, 기독교 사회운동의 역사이며 청소년·사회교육 등의 역사입니다. 이에 범시민적으로 100주년 추진위원회를 결성하여 전북지역사회와 함께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가는 시민운동의 기틀을 만들고 싶습니다. 또한 청소·청년운동체로서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힘과 용기, 그리고 삶의 지혜를 주는 역할을 하면서 꿈을 꾸며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시민사회운동체로서는 이 땅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일하는, 그래서 실질적으로 남과 북의 평화 만들기에 기여하고 시민사회 중심으로 대북교류의 기틀을 만들고자 합니다.”

 

-지역사회에서 YMCA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YMCA는 전북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NGO단체로서 그간 시민사회의 맏형 노릇을 해왔습니다. 교회의 봉사를 시민사회 영역으로 확장하고, 시민사회와 관과 협치를 이끌어내는 역할도 중요합니다. 이에 어떤 이슈가 발생하면 객관적으로 분석해 시민의 이해와 요구를 반영한 정책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 중요하죠. 또한 대안적 프로그램을 만들고 실행해 모델을 만들어 활동하고자 합니다. 특히 청소년과 관련돼서는 현재 입시위주의 교육정책에서 소외된 청소년들에게 삶의 지혜를 나누는 역할, 입시위주의 교육정책을 개선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시민으로서 성장하고 민주주의를 생활 속에서 정착시키는 일도 중요합니다. 이에 민주시민교육, 평화교육을 YMCA에서는 중요한 역할로 생각하며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사장님이 보시는 전주YMCA의 차별점과 강점이 궁금합니다.

“YMCA는 화려하지 않지만 늘 역사와 함께 호흡하며 긴 시간을 지탱해 왔습니다. 한 예로 지난 2017년 박근혜정권 퇴진을 외치는 촛불시위에 모든 시민사회 단체들이 나와서 마이크 들고 구호를 외치고 앞장설 때, YMCA는 매주 한 번도 빠지고 않고 묵묵히 추운 겨울날 아스팔트에 앉아있는 시민들에게 따뜻한 차와 간식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시위하는 날이면 아침부터 회원들이 함께 1,000명 이상이 마실 대추생강차를 끓이고 간식을 준비했습니다. YMCA는 시혜적 봉사만을 하는 단체도,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단체도 아닙니다. 역사적 정의의 관점에서 긴 호흡을 하며 꾸준하게 시민사회와 함께하는 부분이 YMCA 만의 강점이 아닐까 합니다. 정의와 평화를 긴 호흡으로 실천하는 시민운동체라 생각합니다.”

 

-전주YMCA이사장으로서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묵묵히 아무런 대가없이 물질적으로 후원하고 참여하는 1200여명의 회원들에게 감사할 따름이죠. 최근 ‘정의기억연대’ 보도 등으로 인해 후원금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는 회원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목적사업에 맞게 집행하고, 이사회와 감사 제도를 두고 재사업 감사를 반기별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책을 결정하는 이사장과 이사회는 집행을 하지 않고, 재정적 지출은 전문실무자들이 전담하고 있어 이원화된 시스템으로 운영함으로써 상호 신뢰와 균형을 바탕으로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비록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YMCA와 함께 시대의 과제를 헤쳐 나가는 삶의 한 부분으로, 실천하고 후원한다는 사실에 자긍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시민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YMCA는 120여 년 전 처음 이 땅에 들어와서 민족의 독립을 위해 교육운동을 전개했고 물산장려운동, 신간회 조직 등 실질적인 독립운동의 산파역할을 수행했습니다. 해방이후에는 전쟁고아 지원활동, 복지, 직업훈련 등 긴급구호 사업을, 70~90년대에는 노동조합 간부교육, 교육민주화 운동, 농민운동, 민주주의 운동을 해왔습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청소년, 환경, 생명, 공동체, 지방자치, 마을 만들기, 평화·민주시민 교육 등 일상생활 속에서 시민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언론에 화려하게 보도되는 활동을 많이 하지는 못하지만, 어려운 고비를 피하지 않았고 묵묵히 전북지역사회와 함께 평화의 대안을 찾고 있습니다. 시민사회의 형성은 국가가 하지 못하는 사회개혁, 견제, 비판과 감시, 대안의 형성 등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 한제욱 전주YMCA 이사장 “전주Y 모체격인 신흥고 재학 때부터 평화·통일 정신 함양”

임실 오수 출신의 한제욱(63) 전주YMCA 이사장은 학창시절부터 평화와 정의·복음 정신을 함양해왔다.

전주Y의 모체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전주신흥고를 졸업했다. 이후 전북대 사학과·교육인적자원부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며, 한국 근·현대사와 맥을 같이하는 YMCA역사와 활동상을 체득했다.

이후 한 이사장이 Y에 입회한 때는 참여정부 임기 말이다.

2007년 7월 세계적인 구호단체 홍보대사의 일원으로 북한을 다녀왔던 한 이사장은 당시 북한주민의 실상을 보고 평화·통일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한 이사장은 “그 후 친분 있던 목사님으로부터 Y의 활동에 대한 좋은 말씀을 듣고 입회를 권유받았다”며, “YMCA 운동이 우리 민족사에 끼친 영향은 이미 잘 알고 있었던 터라 바로 승낙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언론계 큰 어른의 조언말씀대로 YMCA는 절제된 자세로 사회의 음지를 향해 촛불을 밝히는 품격 있는 단체인 만큼, 좋은 빵을 만드는데 꼭 필요한 효모와 같은 존재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 이사장은 전북일보사 총무국장·경영기획국장·이사와 다수의 사회공헌단체 위원장·이사직을 지냈고, 현재 학교법인 호원학원 이사, 인구보건복지협회 전북지부 운영위원·중앙대의원, 경찰 경미범죄심사위원, 전주시 미래유산보존위원, 한국YMCA전국연맹 이사를 맡고 있다.

김보현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李대통령, 국회 초당적 협력 요청... “단결과 연대에 나라 운명 달려”

국회·정당인공태양(핵융합)이 뭐길래..." 에너지 패권의 핵심”

국회·정당“제2중앙경찰학교 부지 남원으로”

정치일반전북도청은 국·과장부터 AI로 일한다…‘생성형 행정혁신’ 첫 발

정치일반전북 ‘차세대 동물의약품 특구’ 후보 선정…동물헬스케어 산업 가속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