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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기자가 체험했습니다] 장애인들에겐 여전히 높은 관공서 문턱

전주시 일부 주민센터, 휠체어 들어가기 어려워
주민센터 “벨 누르면 직원이 직접 마중나가”
장애인단체 “직원 올 때까지 기다리기 일쑤”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전주시 평화1동 주민센터 지하주차장에서 본보 안상민 기자가 휠체어를 타고 가파른 차도를 올라가고 있다. /조현욱 기자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전주시 평화1동 주민센터 지하주차장에서 본보 안상민 기자가 휠체어를 타고 가파른 차도를 올라가고 있다. /조현욱 기자

19일 오전 평화1동 주민센터. 지하주차장에 마련된 장애인전용 주차구역에 내렸다. 직접 휠체어에 타고 앞을 봤다. 왼쪽에는 가파르게 내려오는 지하주차장 입구가 있었다. 오른쪽에는 조그마한 문이 있었는데,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니 민원실이라는 작은 간판이 보였다. 민원실로 향하는 길로 들어섰다. 한 번 두 번 굴렸을까. 바퀴는 이내 턱에 걸려 움직이지 않았다. 휠체어 바퀴를 꽉 잡고 이 악물고 굴렸을 때, 비로소 턱을 넘을 수 있었다. 문턱을 넘자 또 다른 난관에 봉착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은 올라갈 수 없는 계단이 나왔다. 되돌아 가야했다. 하지만 통로가 너무 좁았다. 휠체어 방향을 돌릴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거꾸로 통로를 빠져나왔다. 혹시나 승강기가 있을까 주위를 둘러봤지만 보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휠체어를 가파른 주차장 입구 쪽으로 몰았다. 올라가기 버거운 기울기였다. 바닥 표면이 휠체어를 타고 전달됐다. 덜컹 거리는 휠체어를 타고 위로 향했다. 입구 반쯤 올라왔을 때 문제가 생겼다. 휠체어가 자꾸만 뒤로 기울었다. 앞으로 올라갈 걱정과 함께 뒤로 굴러 떨어지지 않게 바짝 긴장 해야했다. 이때 휠체어 옆으로 다른 민원인 차량이 지나갔다. 부들 거리는 손으로 휠체어를 붙잡았다. 차량이 떠나고 바퀴를 다시 굴려봤다. 하지만 팔뚝만 부들 거릴 뿐 휠체어는 나아가지 못했다. 앞으로 나아가지도, 뒤로 돌아가지도 못하는 상황 속에서 곧 휠체어에서 내릴 수밖에 없었다. 실제 장애인들이 었다면 자칫 큰 사고가 벌어질 것만 같았다.

같은 날 오전 금암1동 주민센터에도 직접 가봤다. 장애인 주차구역이 지상에 있었다. 비교적 수월하게 입구로 향했다. 그러나 곧 휠체어는 멈췄다. 휠체어 앞에 여닫이 문이 있었다. 휠체어를 탄 상태에서는 문을 밀수도, 당길 수도 없었다. 그렇게 도움을 애타게 기다려야 했다.

두 곳의 주민센터에는 도움을 요청하기 위한 벨이 있었지만 눈에 잘 보이지 않았다.

평화1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최근 승강기 리모델링 공사를 벌였지만 지하로 연결되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도움벨을 누르면 장애인을 돕기 위한 직원이 직접 마중나간다”고 해명했다.

금암1동 주민센터 관계자도 “장애인이 방문 시 벨을 누르면 직원이 나간다”면서 “수시로 점검을 하진 않지만 정기적으로 도움벨을 점검하고 있다”고 했다.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았지만 여전히 일부 관공서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에 대한 문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승권 전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은 “(벨을)누르고 기다리면 되겠다고 생각하겠지만, (밖에서는)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다”면서 “벨 한 번 누르고 하염없이 담당자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하는, 시간을 허비하는 상황이 다반수”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시각장애인분들은 소리로만 의지하기 때문에, 이 분들을 위해서라도 도움벨을 개선해야 한다”며 “(여러번)문제제기를 해왔는데도‘건물이 오래되어서 그렇다’라는 답변만 되풀이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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