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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정보사이트에 개인정보 넘기고 용돈 버는 아이들

초·중등 아이들이 주변 아이들 휴대전화 뺏어 도박정보사이트 회원가입 인증
도박·성인사이트 홍보업자들이 인증 받은 계정을 7000원 안팎에 구입해 활용
단순 홍보 넘어 음란물 유포 등 각종 사이버 범죄 연루 가능성 있어 주의해야

초등학교 5학년 A군(11)이 중학교 형들에게 뺏겼다가 돌려받은 핸드폰에 수신돼 있는 스포츠 도박정보사이트 인증번호.
초등학교 5학년 A군(11)이 중학교 형들에게 뺏겼다가 돌려받은 핸드폰에 수신돼 있는 스포츠 도박정보사이트 인증번호.

익산에 살고 있는 초등학교 5학년 A군(11)과 3학년 B군(9)은 최근 중학교 형들에게 핸드폰을 뺏겼다. 잠시만 쓰자는 말에 안 된다고 했지만 때리려고 위협을 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같이 놀던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잠시 후, 되돌려받은 핸드폰에는 스포츠 도박정보사이트 인증번호가 수신돼 있었다.

중학생인 C군(13)도 최근 비슷한 경험을 했다. 한 학년 선배가 잠깐 휴대폰을 빌리자고 했고 아무 생각 없이 내줬다가 인증번호가 수신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C군은 주위에 인증번호로 용돈벌이를 하는 친구들이 종종 있다고 했다.

이처럼 스포츠 도박정보사이트 홍보 등을 위해 아이들의 휴대폰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활용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도박사이트 운영·홍보업자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휴대폰 번호와 인증번호를 구매하는 행태가 횡행하고 있다.

실제 중고거래 사이트나 다양한 형태의 SNS에서는 ‘라스 인증번호를 구매한다’는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심지어 개인 SNS 계정으로 메시지가 오는 경우도 있다.

라스는 라이브스코어의 줄임말로, 이는 100만명 이상이 앱을 다운로드한 스포츠경기 예측정보사이트다.

업자들은 사용자가 많은 이 사이트에 다른 도박사이트나 성인사이트를 홍보하는데, 불법 홍보로 적발될 경우 계정이 정지·차단된다. 그러면 새 계정을 위해 새로운 전화번호와 인증번호가 필요하고, 이때 청소년들이 주요 타깃이 되는 구조다.

업자들은 보통 7000원 안팎의 현금이나 문화상품권, 고가의 무선 이어폰 등을 미끼로 청소년들을 유혹하고, 청소년들이 유혹에 넘어가거나 다른 이의 강요에 의해 개인정보를 넘겨준 경우 불법에 노출된다.

A·B군의 어머니 D씨(42)는 “아이들이 동네에서 놀다가 형들한테 핸드폰을 뺏겼는데, 혼날까봐 무서워서 엄마한테 말을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면서 “급한 대로 사이트 탈퇴 요청을 하긴 했지만, 이미 건네진 내 아이들의 개인정보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악용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토로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제적 가치관이 미성숙한 청소년들의 경우 이를 단순 용돈벌이 수단으로 받아들이거나 범죄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돈을 벌기 위해 개인정보를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다”면서 “단순 사이트 홍보를 넘어 개인정보를 활용한 음란물 유포 등 각종 사이버 범죄에 연루될 수 있으므로 인지 즉시 해당 사이트 탈퇴 및 개인정보 삭제 요청을 해야 하며, 각 가정은 물론 학교에서도 전화번호·인증번호 등을 사고파는 행태에 대한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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