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서 3개월간 30건 발생
“○○지검, ○○검사입니다. 대포통장 사건을 수사하는데, 관련성을 조사해야 합니다. 피해자임을 증명하려면 상품권을 구매해 고유 핀 번호 보내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강제수사에 돌입합니다.”
지난달 20일 익산에 사는 A씨(20)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자신이 검사라고 소개한 남성은 A씨에게 “본인의 개인정보가 범죄에 사용됐다”는 이야기를 전달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인 것을 증명하려면 상품권 50만 원어치를 구매해 상품권에 적힌 고유 핀 번호를 카카오톡으로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A씨는 검사의 요구사항이 조금 이상했지만, 카카오톡으로 보내온 검사 신분증과 수사공문, 피해자 명의의 대포통장 사진 등을 보고 검사의 말에 따랐다.
검사라고 지칭한 그는 “금융 결제내용을 확인한 후 혐의가 없으면 환불해 주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검사의 연락이 없었다. A씨는 그제서야 보이스피싱에 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도내에서 금융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2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올해(3월 기준) 수사기관을 사칭해 상품권을 요구한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총 3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5% 증가했다. 피해자들은 주로 20대이거나 아직 사회 경험이 없는 사회 초년생이었다.
박호전 전북청 수사2계장은 “수사기관은 절대로 수사 과정에서 상품권 등 금전을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카카오톡으로 신분증과 공문을 받더라도 금품을 요구한다면 100% 사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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