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 차원 ‘안전 · 공정 · 배려 · 성장 · 품격’ 강조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 공공의대 등 현안 해결 최선
제2차 공공기관 이전, 지역 간 공정 차원서 적극 요구
“도정 · 중앙정부 가교 역할하는 현장형 부지사될 것”
5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조봉업(53) 전북도 행정부지사가 지난달 30일 취임과 동시에 업무에 들어갔다. 조 부지사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 취임식 대신 도청 각 사무실을 돌며 직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도청 직원들에게 부친 편지글로 못다 한 이야기를 전했다.
취임사에서 강조한 건 안전과 공정, 배려, 성장, 품격. 평소 자신의 신념이 녹아든 가치들이다. 지난 3일 전북도청에서 만난 조 부지사는 공직생활에서 추구해온 5가지 가치를 어떻게 도정에 반영시킬 것인지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했다.
-5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오셨습니다. 고향에서 행정부지사로 근무하는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어떠신지요.
“다시 한번 고향을 위해 일할 수 있게 돼 기쁘고 뜻깊게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한없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지금 우린 인류사에 오랫동안 기록될 만한 중차대한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위기를 이겨내고, 동시에 완전히 달라질 새로운 세상에 대응하는 준비도 해야 하는 때입니다. 취임 인사로 직원들에게 편지글을 썼습니다. 그 중 “가장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가장 잘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는다”는 찰스 다윈의 말을 인용한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 공직자들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전북의 미래도 달라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먼저 앞장서, 우리 도정이 지금의 변화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취임사에서 핵심 가치로 안전·공정·배려·성장·품격을 언급하셨습니다.
“앞서 찰스 다윈을 인용했습니다만,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결국 어떤 상황에도 쉽게 변하지 않는 핵심적 가치들을 제대로 다지고 가꾸는 것이 전제돼야 합니다. 어떠한 변화의 물결이 오더라도 변하지 않을 가치, 공적 부문에서는 ‘안전·공정·배려·성장·품격’입니다. 이에 대한 성찰과 고민을 우리 공직자들도 함께해 줬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말씀드렸습니다.”
-각 가치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정부의 첫 번째 역할은 국민의 삶을 보호하고 지키는 것입니다. 따라서 도민의 안전이야말로 행정의 첫 번째 존재 이유입니다. 비단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이 너무나 많아지고 있습니다. 우리 공직자들과 함께 도민이 마음 놓고 생활할 수 있는 건강하고 안전한 일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국가적 위상은 높아졌고, 경제 발전도 이뤄졌지만 많은 부문에서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습니다. 지방행정도 예외는 아닙니다. 공정과 균형의 맥락에서 제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거시적, 미시적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이에 대한 노력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공동체에 대한 배려 역시 행정의 중요한 가치입니다. 위기는 사회적 약자에게 가장 먼저 그림자를 드리우고 가장 늦게 그 흔적을 거둔다는 말이 있습니다. 감염병 위기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는 도민을 보살피는 데에 최선을 다하자는 의미입니다.”
-말씀해주신 가치 가운데 ‘공정’은 세대, 지역,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담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공정과 관련해 우리 도와 연관을 시켜본다면 ‘지역 간 공정’도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공공기관 이전을 얘기할 수 있지만, 이는 소극적인 개념입니다. 이를 뛰어넘어 지역 간 공정의 맥락에서 공공기관 이전을 요구하는 것은 더욱 적극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도 기획계장, 송하진 지사가 기획관리실장으로 있을 때 공공기관 이전이 시작됐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농촌진흥청과 유관기관 이전을 요구했었는데, 당시 메아리가 별로 없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분산·분권 정책에 있어 분산은 신행정수도 이전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공공기관 이전의 의제화는 약했습니다. 저는 전북에만 농촌진흥청과 유관기관을 이전해달라는 건 논리가 약하다고 판단, 공공기관 200개 정도를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 배분하는 계획서를 작성했습니다. 송 지사가 이 계획서를 성경륭 당시 청와대 국가균형발전위원장에게 전달하면서 공공기관 이전이 국가 의제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은 ‘공정’의 맥락에서 ‘모든 것이 수도권에 집중된 현 상황이 과연 공정한지’ 적극적으로 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외에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도정 현안으로는 무엇을 꼽고 계십니까.
“당연히 코로나19 대응입니다. 4차 대유행으로 늘어난 환자 수를 감소세로 바꾸는 것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공직자들과 함께 백신 접종, 방역 점검, 방역 취약계층 관리 등에 전력을 쏟겠습니다. 내년 국가예산 확보에도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국회 단계 증액을 위해 시·군, 정치권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역대 최대 국가예산 확보라는 목표를 향해 뛰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안 대응입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 방안을 모색하고,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꼭 필요한 공공의대 설립을 이뤄내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앞서 언급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구상이 있으시다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의 경우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결정하고 관련 절차를 밟아가고 있어서 기업결합 승인이 완료되면, 우리 도에서 재가동을 더 강력하게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되리라 봅니다.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습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공공의대 설립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지만, 대선 상황과 연계해 풀어나갈 수 있도록 지속해서 준비해 나가겠습니다. 두 현안 모두 국가적, 기업적 환경이나 여건을 보면서 진행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끝으로 도민들과 도청 구성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장형 부지사가 되겠습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대면은 어렵지만 다양한 창구를 통해서 도민 여러분의 말씀을 듣고 정책이 간과했던 사각지대까지 꼼꼼히 살피겠습니다. 소통을 바탕으로 함께 이뤄내겠습니다. 지사님의 탁월한 리더십 하에 열정을 가진 공직자들과 일하는 것이 큰 영광이고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정을 만들어 가는 모든 분과 적극 협력, 소통하면서 겸손한 마음으로 일하겠습니다.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조봉업 행정부지사는
고창 출신인 조 부지사는 고창고와 경희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제36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 행정안전부에서 근무하며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재정정책과장, 유엔거버넌스센터 협력국장 등을 지냈다. 지역에서는 전북도 기획관리실장, 전주시 부시장을 역임했다. 이후 행안부로 복귀해 지역발전정책관과 의정관을 지냈다. 5년 만에 제42대 전북도 행정부지사로 취임하며 금의환향하게 됐다.
조 부지사는 민선 이후 도 기획계장 출신 첫 번째 행정부지사이다. 도는 조 부지사가 도정에 대한 지식과 탁월한 정책기획 능력, 중앙의 폭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도 도정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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