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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탕 문화 역사 속으로 사라질까?

전주서 6~7년 새 보신탕 음식점 70% 사라져
일부 영양탕으로 명칭 변경 · 메뉴서 빼기도

“요새는 보신탕 판매를 한다는 것도 눈치가 보여요.”

29일 전주에서 20년 넘게 보신탕을 판매한 A음식점. 오랜기간 보신탕을 판매하고 있지만 A음식점의 메뉴판에서는 ‘보신탕’이라는 메뉴는 보이지 않았다. 보신탕은 이제 팔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A음식점 주인은 “영양탕이 보신탕입니다”라고 답했다.

A음식점 주인은 “보신탕을 영양탕으로 메뉴이름을 바꾼지 수년째 됐다”면서 “동물보호단체의 식용 개고기 문제가 주요 이슈가 되면서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 음식점은 전주에서 손에 꼽히는 보신탕 맛집으로 유명하다. 과거에는 간판에 보신탕 그림과 ‘보신탕 판매합니다’라는 글씨도 내걸었다고 한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가 식용 개고기 금지를 주장하고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간판을 바꾸고 메뉴명도 함께 교체했다.

A음식점 주인은 “20년 간 식당을 유지해온 주력메뉴가 이제는 눈치를 보면서 판매해야 한다는 사실이 참담하다”면서 “많은 분들이 아직도 보신탕을 찾음에도 우리가 판매하는 음식메뉴를 숨겨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주시내에서 20년간 보신탕을 판매한 B음식점도 상황은 마찬가지. 수십년간 계절을 타지 않고 사람들의 발길이 끈기지 않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복날만을 바라보는 한철 장사로 전락했다.

B음식점 주인은 “식용 개고기를 금지하는 방안을 문재인 대통령이 검토를 지시했다는 뉴스를 봤다”면서 “우리 음식 주력메뉴인데 식용 개고기가 금지되면 장사를 접어야 될 것 같다”고 푸념했다.

전주 외식업계에 따르면 전주지역 보신탕 판매 음식점은 약 6~7년 간 70%가 감소했다. 20~30년간 보신탕을 판매한 전주시 덕진구 아중리에 위치했던 원집, 옛 35사단(현 에코시티) 인근에 위치 대성집, 전주시 효자동에 위치했던 황구탕, 팔복동 황방산 가든 등 시민들이 자주 찾던 보신탕 맛집들이 줄줄이 폐업했다.

근근이 장사를 이어가고 있는 보신탕 음식점도 메뉴명칭을 변경하거나 주력메뉴에서 퇴출되는 수순이다. 장사를 이어가기 위해 흑염소를 이용한 음식으로 전환도 상당수 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명래 한국외식업중앙회 전주완산구지회장은 “최근 주요 보신탕 판매 음식점들이 문을 닫거나 염소탕 등으로 주요 음식메뉴를 변경하는 추세”라면서 “정부가 개인의 먹거리까지 규제하려는 시도에 대해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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