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기린대로 · 백제대로 일대 중장비 · 폐기물 보행로 · 차도 점령
시민 “훼손되지 않았는데 왜 뜯어…연말만 되면 반복, 예산낭비”
시 “도심 녹지공원화 사업 겸해 정비…시민불편 최소화 하겠다”
최근 전주시 곳곳에서 보행로 공사가 진행되면서 차량과 보행자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있다. 공사 장비는 물론 원래 보행로였던 콘크리트 덩어리까지 인도와 차도에 방치되고 있어 시민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25일 오후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 기린대로 일대. 큰 포크레인이 인도를 가로막고 멀쩡한 보행로를 부순 후 걷어내고 있었다. 시민이 걸어 다녀야 할 보행로는 포크레인과 콘크리트 더미로 가로막혀 있었다. 울퉁불퉁한 보행로 탓에 높은 구두를 신은 보행자는 넘어질 뻔한 하기도 했고, 회전하는 포크레인을 피해 지나가는 위험천만한 모습도 보였다. 도로 맨 끝차로인 3차로는 중장비 이동 편의를 위해 라바콘으로 차단돼 있어 운전자들은 갑자기 좁아지는 차선 때문에 혼란을 겪었다.
전주시 덕진구 교보빌딩 사거리의 횡단보도 진입로는 깊게 파여있었다. 임시로 마련된 횡단보도 진입로가 좁다 보니 시민들은 파여 있는 곳을 뛰어 넘기도 했고, 자전거 운전자는 좁게 마련된 진입로를 힘겹게 지나갔다.
이곳을 지나던 시민 문성준 씨(32)는 “이곳의 보행로가 대대적으로 공사를 할 만큼 훼손되지 않던 것 같은데 왜 공사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공사를 하긴 하더라도 폐기물들은 보행자 불편이 없도록 한 쪽에 두거나 안 보이는 곳으로 옮겨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 백제대로 일대도 상황은 마찬가지. 어지럽게 놓인 리어카, 삽 등 공사 장비와 폐기물들이 보행자의 통행을 방해하고 있었다.
시민들은 왜 멀쩡한 보행로를 부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생 이모 씨(27)는 “항상 연말만 되면 멀쩡한 보도블록을 바꾸거나 보행로를 뜯어 고치는 것 같은데 올해도 어김 없이 시작한 것 같다”며 “이런 게 바로 예산낭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주시는 도심 녹지공원화 사업인 ‘바람 쐬는 길’ 사업을 진행하면서 보행로까지 공사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보행로 공사가 주 목적이 아니고 부수적인 공사라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바람 쐬는 길 사업은 도로에 나무를 심어 녹지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인데, 이 사업을 진행하려면 보행로 일부를 걷어내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 “나중에 다시 재포장을 할 때 걷어낸 곳만 다시 포장을 하면 미관상 좋지 않을 뿐더러 재포장이 불가능한 곳도 생길 수 있어 일부를 걷어 내는 것보다 전체를 걷어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보행로 공사까지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주요 도로에서 중장비를 동원해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시민 불편이 없도록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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