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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늘어난 키오스크⋯장애인에겐 벽

높게 설치돼 휠체어 타고 이용 어려워
은행 현금지급기 이용 역시 마찬가지
"장애인·비장애인 이용 가능토록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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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을 맞아 본보 이동민 기자가 휠체어를 타고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한 점들을 직접 체험하고 있다. 19일 도청 무인민원서류 발급기가 높게 설치돼 손이 닿지 않거나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 오세림 기자

장애인의 복지 증진을 위해 제정된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맞았지만 여전히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은 적지 않다. 특히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무인단말기(키오스크)가 대중화됐지만, 높은 설치 위치 탓에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에게 키오스크는 벽이나 다름없었다.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휠체어를 타고 전북도청을 찾았다. 민원실 앞쪽에는 ‘무인민원발급창구’라고 적힌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었다. 키오스크를 이용하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니 휠체어에 앉은 위치에서는 화면이 잘 보이지 않았다. 개인정보보호 등을 이유로 정면을 제외한 방향에서 화면을 볼 경우 화면이 잘 보이지 않게 하는 특수필름을 붙여 놨기 때문이다.

더욱이 키오스크를 이용하기 위해 팔을 뻗어도 휠체어의 발 받침대 부분이 키오스크에 걸려 몸을 앞으로 쭉 뻗어도 화면에 손가락이 닿지 않았다.

은행의 현금지급기(ATM)도 이용할 수 없었다. 역시나 설치 높이가 문제였다.

 ATM의 카드 삽입구가 기기의 상단에 위치해 있어 카드를 넣는 것조차 버거웠다. 또한 ATM도 무인민원발급기와 같이 특수필름이 붙어 있어 낮은 위치에서는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았다.

이날 찾은 키오스크 설치 점포 10여곳을 돌아다녀본 결과 모두 설치 위치는 비장애인의 편의를 위해 높은 위치에 설치돼 있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나 음성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키오스크도 부지기수였다.

지난 2019년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발표한 '키오스크 정보접근성 현황조사'에 따르면 휠체어에 앉아 조작할 수 있는 키오스크의 비율은 25.6%, 휠체어에 앉은 채로 화면을 볼 수 있는 키오스크는 36.4%에 불과했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6월부터 국가기관이 키오스크를 구매할 시 이용자의 시선에 맞춰 자동으로 높이가 조절되는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우선 구매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민간업체에는 적용되지 않다 보니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북지체장애인협회 관계자는 “최근 키오스크 보급량이 크게 늘었지만, 업체마다 모양이나 높이가 모두 달라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는 힘들다”며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를 대중화하거나, 키오스크 규격을 표준화해 장애인·비장애인 모두 키오스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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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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