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중앙동 70여년 된 은행나무 역사속으로 사라져
교통사고·통행방해 민원에 동공 생겨 쓰러질 위험도
 
   “마을을 지키던 사당나무가 하루아침에 사라져 안타깝습니다.”
전주 중앙동의 거리를 수십년동안 지켜온 은행나무가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나무에 생긴 동공(구멍)과 잦은 교통민원이 이유다. 주민들은 마을의 터줏대감이 사라져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19일 오전에 찾은 전주영화제작소 인근 도로. 도로 한 쪽을 차지하고 있었던 은행나무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뜨거운 아스팔트가 뒤덮여 있었다.
인근에서 70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음식점의 직원은 이 나무를 '과거 마을을 지키던 사당나무'라고 설명했다. 중앙동이 개발되기 전부터 이 곳을 지키고 있던 터줏대감이었다는 것.
전주에서 평생을 살아온 김지형 씨(81)도 나무가 사라진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 씨는 “옛날부터 이 나무는 이곳에 항상 있었기 때문에 계속 있을 줄 알았는데 사라진 모습을 보니 어색하다”며 “이곳이 막 개발될 때도 이 나무를 뽑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었는데 마을 주민들이 결사 반대해서 남겨 놓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수십년의 역사를 간직한 이 나무는 도시의 개발 속에 교통불편을 초래하는 장애물로 전락했다. 전주 객사가 상업지로 개발되며 차량 통행이 잦아졌고, 자동차의 통행을 방해하는 나무는 민원의 대상이었다. 또한 나무의 뿌리도 아스팔트 속에 박혀 잘 자랄 수 없었고 결국 나무에 구멍이 생기며 서서히 병들어갔다.
전주시는 이 나무를 제거한 것에 대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나무가 도로 통행을 방해해 민원과 교통사고가 잦았고, 나무에 동공이 생기며 쓰러질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이 나무가 과거 주민들의 요청으로 보존이 됐었던 것은 맞다“면서 ”하지만 지속적으로 이곳에 대한 교통민원이 들어왔고, 최근 나무에 동공이 생기면서 조금씩 쓰러지고 있어 태풍이 불 경우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안타깝지만 제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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