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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죽는 경기전 보호수⋯대책 없는 전주시

경기전 정문 옆 250년 된 은행나무 점차 고사
광장 조성 시 충분한 생육공간 미확보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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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전주 경기전 정문 옆에 위치한 25년 된 보호수가 생육공간 협소 등 구청의 관리 부족으로 죽어가고 있다. 조현욱 기자

“오랜기간 경기전을 지켜온 나무가 죽어가는데 행정은 대체 뭐하고 있나요?”

3일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에 위치한 전주 경기전 정문 옆. 250년 된 노거수의 푸릇했던 은행잎이 노란색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이 은행나무는 지난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됐다. 

하지만 풍성했던 나무는 가지가 점차 고사돼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은 곳도 보였다. 이미 일부 나뭇가지에 달려있던 은행잎은 말라비틀어진 채로 방치됐다. 

보호수의 생육공간으로 만들어 놓은 울타리 안은 250년 된 나무가 유지되기에는 너무나도 좁아보였다. 

전주시민 최모 씨(72‧여)는 “오랜 기간동안 전주경기전과 한옥마을의 곁을 지킨 나무인데 조금씩 죽어가는 모습을 보니 좋지않다”면서 “구청은 보호수라는 나무팻말만 남겨놓고 관리도 안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해당 보호수의 고사원인으로는 ‘나무생육 공간을 고려하지 않은 광장 조성’이 지목된다. 경기전 광장은 당초 주차장으로 사용된 뒤 지난 2014년 폐쇄됐다. 이후 경기전과 전동성당 등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명소에 대한 관광객들의 수요가 많아지자 전주시는 지난 2017년 총 3억 3000만 원을 투입해 경기전 앞 주차장 부지를 보도블럭으로 덮어 광장으로 조성했다. 

이 과정에서 가로수와 보호수를 위한 생육공간을 협소하게 만들어 뿌리가 숨을 쉬지 못하고 점차 말라간 것. 

완산구청은 뒤늦게 해당 보호수에 대해 수반주사를 놓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수반주사는 일시적인 방편일 뿐, 보호수를 살릴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상섭 전북대 수목진단센터장은 “보호수의 경우 나무뿌리가 커 넓은 공간을 마련해주지 않으면 점차 고사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면서 “수반주사 등은 그저 일시방편으로, 생육공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점점 더 상태가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완산구 관계자는 “인위적 포장을 하면서 생육공간이 좁아 점차 고사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나무가 살기 위해서는 관련부서와 협의해 광장을 다시 갈아 엎어 생육환경을 다시 만들어줘야 하는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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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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