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 전북지부, 참사 100일... 진상 규명 촉구
“전북 희생자 9명... 참사 묻힌다면 제3의 세월호, 제2의 이태원 참사 또 발생할 것”
“침묵하면 또 다른 젊은이들이 사고를 당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을 기억해 주세요.”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전북지부와 10.29 이태원 참사 전북시민대책위는 참사가 발생한 지 100일을 맞아 5일 전주시 풍남문광장 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독립적인 진상조사 기구 설치 및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문성철 유가족협의회 전북지부장은 “특수본과 국정조사를 통해 참사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이 밝혀지기를 원했으나 전혀 밝혀진 것이 없다”며 “독립적인 진상조사 기구를 설치해 재발 방지 대책을 추진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북지부는 이날까지 자체 집계 기준, 전북 출신 희생자가 8명에서 9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유족들은 5일부로 운영 종료 예정인 서울의 10.29 이태원 참사 분향소가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했다.
문 지부장은 “최소한의 진상 규명과 공정한 조사기구가 발족될 때까지 분향소를 지켜달라”며 “10.29 이태원 참사가 또다시 묻힌다면 제3의 세월호 사건, 제2의 이태원 사고가 날 것이다”고 분노했다.
이어 “분향소는 목숨과 같은 장소다. 집에 가도 편하지 않은 상황에서 분향소가 있기에 살아있는 이유가 됐다”며 “아직 전주시의 (분향소 유지)입장은 없지만 요구가 무리하지 않기에 철거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부모님들의 편지글 낭독에서 고(故) 추인영씨의 어머니 황명자씨는 “네가 지금 곁에 없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아. 꿈 같고 진짜 너무 긴 영화를 본 느낌인데, 영화가 끝나면 네가 웃으면서 올까 하는데 이상하게 영화가 안 끝난다”며 눈시울에 말을 잇지 못했다.
황씨는 “엄마는 잘 있다 갈거니까 혹시라도 걱정 말고 하늘에서 주어진 내 명대로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엄마가 인영이 있는 곳에 가면 웃으면서 보자”며 “우리 딸로 태어나줘서 너무 고마웠어”라고 말해 자리에 있던 유족들이 오열하기도 했다.
한편 10.29 이태원 참사 전북시민대책위는 앞으로 매월 넷째 주 목요일 오후 6시 34분 10.29 이태원 참사 추모제를 진행하고 진상규명 활동 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6시 34분은 이태원 참사당시 첫 신고가 접수된 시각이다.
엄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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