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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곳으로 보내 버린다”…전북교사들, '학부모 갑질'에 멍든다

항생제 먹여달라, 내가 누군줄 아냐 등 악성 민원 심각
도내 교권침해 올들어 107건, 지난해 112건 이미 근접
서거석 교육감 전략회의서“악성민원에 적극 대처”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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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석 교육감을 비롯한 전북교육청 간부들이 24일 도교육청 1층 로비에 마련된 서이초 교사 합동분향소에서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전북교육청 제공

# 전주에서 중학교 교사로 근무중인 A교사는 학부모 민원으로 스트레스가 쌓인 끝에 최근 우울증 진단을 받고 약을 먹기 시작했다. 며칠전 학생들 간의 갈등이 있었는데 한 학부모가 자녀가 따돌림으로 학폭 피해를 입었다며 신고를 했기 때문이다. 피해 추정 학생의 학부모는 학교에 찾아와 "학교장을 다른 곳으로 보내버릴 수 있다. 똑바로 해라"고 윽박질렀다. 또 가해 추정 학생의 학부모는 "학생간 갈등을 학교에서 학폭 사안으로 처리하려고 한다"면서 "국민신문고에 올렸다"고 전하면서 한숨을 쉬었다.

# 초등학교 B교사는 학부모에게 최근 황당한 요구를 들었다. 제자인 여학생들의 감정싸움으로 피해자와 가해자가 애매모호한 상황임에도 한 아이 엄마가 반을 교체해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교사는 반 교체의 경우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절차를 거친 뒤 교육지원청에서 징계가 나와야 가능하다고 재차 설명했는데도 막무가내였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학교장마저 학부모의 마음을 이해해 달라는 취지로 이야기 하면서 회의감이 들었다.

 

서울 서이초 교사의 극단적 선택을 계기로  '학부모 갑질'로 인한 교권 추락을 막아야 한다는 성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북도내 교육계에서도 "남의 일 같지 않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전북교육청이 최근 파악한 학부모 갑질 등 사례를 살펴보면 △항생제와 약을 보냈으니 냉장고에 넣어 시간에 맞춰 먹여달라 △밤낮으로 전화해 신체 접촉한 학생 찾아내라 △기초학력 부진 학생 차별했다며 학교 찾아와 윽박지르기 △가해 학생 학부모가 되려 피해 추정 학부모 당장 찾아내라 △내가 누구인줄 아느냐 등 '내 맘대로 해도 된다’는 식의 민원이었다.

실제 학부모 악성민원을 비롯한 전북지역 교권 침해도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02건이던 전북 교육활동 침해 건수는 코로나 19로 인해 대면수업이 줄어든 지난 2020년 47건을 기록하며 크게 줄었으나 지난 2021년에는 108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112건에 달하는 교권침해가 접수됐고 특히 올해의 경우 이미 107건(7월 기준)이 발생했다. 

서거석 교육감은 24일 '학부모 갑질'로 인해 교권 침해가 심각하다고 판단, 악성 민원에 당당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서 교육감은 이날 전략회의를 갖고 교육 현장 악성 민원에 대해 “일단 현장의 목소리는 제대로 들어야 하겠지만, 악성 민원에는 당당하게 대처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면서 “일부 학부모의 나쁜 민원, 악의적 민원에 대해 고소·고발 등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부분도 이번 일(서이초 교사 극단적 선택)을 계기로 체계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특히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과 같은 불행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교사들의 교권이 바로 서지 않으면 결국 수업도 안 되고 학생 지도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과 같은 관련 법을 보완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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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갑질 #교권 #전북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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