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만든 맥주를 오늘 마실 수 있는 맥주잔치가 가맥(가게 맥주) 본고장 전주의 여름밤을 시원하게 만들었다. 2023 전주가맥축제가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전주종합경기장 옛 야구장 부지에서 열렸다.
가맥축제 마지막 날 오후 7시에 찾은 전주종합경기장.
밤낮없는 무더위에 약한 빗방울까지 떨어져 습한 기운이 기승을 부렸지만 전주가맥축제의 열기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옛 야구장 부지 입구에 마련된 성인인증 부스 앞은 가늠이 안 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줄지어 있었다.
방문객들은 많은 인파가 몰린 탓에 입장과 동시에 자리 맡을 사람, 안주 살 사람, 맥주 살 사람을 나눠 빠르게 움직였다. 예상보다 맥주가 빠르게 팔리면서 맥주 판매소 2곳 중 1곳은 완판으로 이용이 어려웠다. 남은 맥주 판매소 1곳 역시 얼음과 맥주가 담긴 아이스버킷(얼음 바구니)은 채워 넣는 족족 동나면서 한 시간 조금 지나자, 완판 공지가 났다.
축제장은 그야말로 맥주 반 사람 반이었다. 매년 많은 인파가 몰리기 때문에 쓰레기·분리수거 문제가 불거졌다. 올해는 사흘간 총 10만 명에 달하는 방문객이 8만 병의 맥주를 마시고 축제를 즐겼지만, 분리수거장에 인력을 배치하고 방문객들도 분리수거에 동참하면서 이전과 다른 시민의식을 보였다.
대부분 올해 전주가맥축제에 높은 점수를 매겼지만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왔다. 축제 개최 이전에 자갈을 깔고 돌아다니면서 안전을 위해 한 차례 치운 것으로 확인됐지만, 군데군데 큰 돌, 철사, 타일조각 등 철거 잔재와 위험 요소로 보이는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슬리퍼나 샌들을 신은 방문객의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으나 다행히 타박·찰과상 방문객은 소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맥주 완판 공지에 시민이 발길을 돌린 이후 수량이 남아 있어 다시 판매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렇듯 맥주 완판, 축제 만석에 대한 안내문은 보기 어렵고 축제장 소음과 안내 공지가 뒤섞이면서 방문객들이 일일이 '완판', '만석' 문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여름휴가를 맞아 전주를 찾았다는 박현기(36·남) 씨는 "당연히 들어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못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성인인증 부스 앞에 와서 들었다. 축제장 앞에서만 공지할 게 아니라 주차장 입구나 출입구 쪽에 안내문이라도 부착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조금 서두르지 않은 내 잘못도 있겠지만, 못 들어가서 아쉽다"고 토로했다.
매년 아쉬움이 없을 수 없지만, 올해는 한층 높아진 시민의식과 가맥지기·스태프의 노력이 빛나는 축제가 되면서 부정적인 평가보다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친구들과 가맥축제를 찾았다는 김현정(24·여) 씨는 "맥주도 시원해서 좋고 안주까지 맛있어서 너무 재미있다. 가맥지기·스태프가 꼼꼼하게 소지품 검사나 예매 안 한 외부인까지 철저하게 차단해 줘서 안심하고 놀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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