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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지역축제의 계절을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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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신 씨

바람이 차다. 잿빛 하늘에서는 하얀 눈송이도 날린다. 쿵짝,쿵짝 다양한 볼거리로 신명나게 한판 벌였던 지역축제도 멈추고, 이제 찬바람을 피해 연주회나 시낭송 등의 예술단체 행사나 팬덤 많은 가수들의 콘서트 등 실내 공연들이 이어지고 있다. 2020년부터 3년여간 어쩌면 그대로 지구의 종말이라도 올 것 같았던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하자, 올봄 벚꽃 축제를 시작으로 시나 군, 면 단위까지 음악과 춤이 어울어진 다양한 축제들이 개최되었다. 축제장마다 그 지역의 역사나 전통문화, 특산물과 명승지 등을 스토리텔링하여 풍성하고 화려한 콘텐츠를 담아 3년여 만에 나들이를 나온 지역민과 구경꾼들을 흥겹게 했다.

전북지역에서도 장수 한우랑사과랑축제, 진안 홍삼축제, 임실 치즈축제, 완주 와일드&로컬푸드축제, 김제 지평선축제, 부안 붉은노을축제, 고창 모양성축제 등 지역특산물과 아름다운 자연경관 등의 콘텐츠를 스토리텔링한 이름도 참신한 지역축제들이 재탄생하였다. 행사장마다 각 지역의 지자체장들과 담당관들의 노고가 느껴졌다. 이제 그 가을 축제의 계절도 다 지나가고 계묘년 달력 한 장만이 찬 바람에 날리는데 올 한해도 돌아볼 겸 특별히 기억에 남았던 진안과 김제지역의 축제에 대해 언급해 보려 한다.

먼저 진안 홍삼축제는 북부마이산 주변 상권이 남부마이산에 비해 열악한 상황인데 축제 장소를 북부마이산 중심으로 개최한 것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오랜만에 띄엄띄엄 외따로 흩어져 지내던 오지마을의 주민들과 외지의 관광객들까지 모두 하나가 되어 밤 9시가 넘어가고 막차 시간이 임박했는데도 다들 모처럼 환하게 웃으며 들썩들썩 어깨춤을 추면서 즐거워했다. 칠순 팔순의 어르신들이 유독 행복해했다. 마이산 단풍이 고운 그 가을, 노래와 춤이 함께하는 지역축제가 자녀들을 객지로 떠나보내고 외롭게 빈집을 지키던 어르신들에게 최고의 기쁨을 안겨주었다. 이 지역축제가 효도를 한 것이다. 또한 늦은 시간까지 곳곳에서 야광봉을 들고 차량운행을 돕는 등 행사 주최 측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신명나는 진안 홍삼축제였다.

다음은 김제지평선축제 관람 후기이다. 국악천재 김태연 등이 초대된 트로트 콘서트도 흥겨웠고, 가족 대항 초가집만들기는 최대의 곡창지역이었던 김제 지평선축제와 매우 잘 어울리는 유의미한 행사였다. 특히 벽골제터에 설치된 희망의 여의주를 입에 문 대형 쌍룡은 소재도 대나무여서 자연친화적이고, 방문자들에게 지평선 축제를 쌍룡이라는 거대한 조형물로서 오래도록 각인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다. 또 이어지는 지평선농악경연대회와 태권도 시범단 공연 등도 농업의 중심지였던 김제지역의 한국적인 전통문화와도 잘 연결되는 매우 뜻깊은 행사였다.

끝없이 펼쳐진 만경평야의 황금물결과 지평선에 걸린 붉은 노을, 가로수길을 따라 하늘거리는 색색의 코스모스들, 김제 지평선 축제는 볼거리와 함께 놀거리, 먹을거리도 풍성한 성공한 지역축제였다. 지자체장과 관련 담당관들과 자원봉사자들의 노고가 돋보이는 신명 나는 가을축제였다.

축제의 계절 가을이 떠나고 흰눈이 날리고 있다. 노래와 춤,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로 지역민의 마음을 힐링시키고, 지역특산물까지 홍보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었던 지역축제. 앞으로도 좀 더 다양한 콘텐츠로 스토리텔링하여 더 신명나고 경제적으로도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세계적인 지역축제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정영신 전 전북소설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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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축제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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