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활용한 인테리어‘플랜테리어’로 자연 친화적 환경 조성
"바쁜 아빠지만, 투정 대신 사이좋게 커준 세 딸들도 고마워"
새해의 시작과 함께 이웃 사랑에 담긴 온정이 지역사회를 훈훈하게 채우고 있다. 그 온정이 모여서 '기쁨은 나눌 수록 커지고 어려움은 서로 도와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에 힘을 실어준다. 사랑을 나누면서 희망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전북의 이야기를 만나본다.<편집자주>
"제가 하는 일은 힘들다고 여기면 소득이 없는 일이잖아요. 마음에서 우러나서 하는 후원을 계속 하고 싶습니다."
집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아이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잠들 수 있도록 수년째 자비로 맞춤형 원목가구를 제작해 후원하고 있는 전주시 대성동 이종천(56) 전일디자인 대표의 소망이다.
전일디자인은 실내조경·벽면녹화·디자인을 주력으로 가구 제작을 하고 있다. 그는 2002년 김제에서 문을 연 업체를 전주로 옮겨와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으로 지역 활성화에 이바지했는데, 우수한 품질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아 'Buy 전주' 우수기업으로도 인증받았다.
지난 연말에는 학습환경이 열악한 저소득층 아동·청소년에게 맞춤형 가구를 직접 제작해 후원해온 공로로 전주시장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그는 2020년 부터 현재까지 책상, 책장, 침대 등 총 134점의 가구를 109세대에 지원했다.
청소년기 가구는 한 점당 수백 만 원에 달하기도 하는데,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가정은 새 가구 구입에 엄두도 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방바닥에 엎드려 공부하거나 신체조건과 맞지도 않는 책상에서 쪼그려 책을 읽는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과 공평하게 공부하고 쉬는 환경을 마련해 주고 싶었다는 것이 이 대표의 말이다.
이 대표는 "아이들이 책상 앞에 앉아 있을 때, 하루를 잘 보내고 잠자리에 누웠을 때, 집안에서 편안하게 쉬게 할 좋은 가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며 "아이들이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꿈을 꿀 수 있도록 응원하는 마음으로 원목가구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수요에 맞는 후원을 위해 동별 수요조사를 거쳐 대상자가 정해지면 복지 담당 공무원과 함께 미리 가정을 방문해 아이들을 만난다.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다양한 연령대와 장애 유무, 가정환경 등을 미리 파악해 맞춤형 가구를 제작해 전달하는 형태로 나눔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얻은 이익을 사회와 나누고 싶다는 이 대표의 철학에는 환경에 대한 염려도 있다. 기후 변화와 미세먼지, 황사 등으로 대기질 오염이 날로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아이들도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것보다 실내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최근에는 가구에 식물을 심는 '플랜테리어'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데, 관리가 용이하도록 가구 내부에 자동 급수 시스템을 넣어 고안했다"며 "학교와 가정에서 성장기 아이들이 친환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일디자인에서 만든 가구는 학교와 관공서 등에 납품되고 있다. 후원하고 있는 가구도 같은 품질의 소재인 원목을 활용해 제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유년시절 침대는 고사하고 책상 하나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해 가난이 원망스러웠던 적도 있었지만 새로운 결심을 디딤돌 삼아 여기까지 왔다고 소개했다.
"가난으로 힘든 어린 시절에 다짐했던 게 지금도 생각이 나요. 나중에 어른이 돼 돈을 벌고 생활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으면 어려운 학생들을 도와 튼튼한 침대와 책상을 선물하고, 그 곳에서 장래를 꿈꾸면서 공부하고 쉴 수 있게 하고 싶다는 생각 말이에요."
한 아이의 꿈은 아빠가 된 후에 또 다른 아이들을 만나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일과 봉사에 시간과 정성을 쏟으면서 연초에도 계속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 대표는 세 딸에 대한 사랑도 표현했다.
이 대표는 "집에서는 필요한 가구를 손 닿는 대로 고쳐쓰고, 기술자에 비해 솜씨가 부족하지만 직접 만들기도 한다"며 "일로 바빠서 딸들에게 더 신경써주지 못해 미안한데, 자매간에 우애 있게 잘 커줘서 고마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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