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동물원 내 놀이시설, 보수작업 마치고 1년 3개월여 만에 재개장
 
   "규모는 작지만 가깝고 이처럼 알찬 놀이시설이 없잖아요. 다시 문을 여니 애들도 좋아해요."
26일 오전 9시 30분 전주시 덕진동 전주동물원 드림랜드. 그동안 안전문제로 보수공사에 들어갔다가 이날 1년 3개월여 만에 재개장한 드림랜드 입구에는 재개장 소식을 알리고 방문객들을 반기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알록달록 페인트칠이 되어 있는 놀이기구에 대한 마지막 점검이 이뤄지고 있었다. 10여 명의 드림랜드 직원들은 사무실 앞에서 운행 안전 수칙 등을 점검하기 위한 아침조회를 진행 중이었다.
드림랜드 직원 전다혜 씨(22)는 “아침마다 매일 30분 정도 모든 직원들이 모여 업무 조회를 진행한다”며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사항을 반복해서 숙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드림랜드는 평일에 안전요원을 13명 배치하고 방문객이 많은 주말에는 아르바이트 직원을 고용해 숫자를 늘려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전 10시가 되자 드림랜드의 놀이기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덩달아 놀이기구들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놀이기구들의 도색이 새로 이뤄졌고 내부 베어링 등도 교체됐지만 바닥 곳곳에 움푹 팬 데를 메꾼 시멘트는 아직 마르지 않았고, 일부 기구는 워낙 오래된 탓에 도색을 했어도 조악해 보여 관람객들의 미간을 찌푸리게 했다.
기자는 과거 사고가 있었던 바이킹과 청룡열차를 타보기로 했다.
바이킹은 2022년 10월 사고당시 제동 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수동으로 작동을 중지시키는 일이 벌어졌다. 이날 탑승한 바이킹에서 기계적 결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바이킹이 조금씩 움직이는데도 사람들을 탑승시키는 안전관리 부분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되레 작은 크기의 바이킹이어서 탑승 스릴감은 더 느껴졌다.
같은해 11월 6살 남자아이가 시설에 머리를 부딛혔던 청룡열차는 승·하차 시 차체가 흔들려 몸의 균형을 잡기 약간 어려웠지만, 안전관리자가 탑승한 모든 사람의 안전바 상태를 확인하고 탑승객 주의사항에 대해 설명하는 등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이날 개장시간 전부터 도착해 기다리던 차선미 씨(36·전주시)는 “전주에 하나밖에 없는 놀이동산이 영업을 중단해 아쉬웠다”며 “아이들이 어려 놀이기구 이용에 걱정이 되긴 해도 잘 점검했을 것이라 믿고 방문했다”고 말했다.
차 씨의 조카 이정훈 군(10)은 “오랜만에 놀이동산에 와 기분이 좋다”며 “오늘 여기있는 놀이기구를 다 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면서 상기된 표정으로 웃었다.
전주동물원 내 놀이시설인 드림랜드는 1980년 첫선을 보인 뒤 1992년 민간투자 방식으로 기존 시설을 철거한 후 10종의 놀이시설을 다시 설치해 운영됐다.
시는 2002년 시설을 기부채납 받아 민간업체에 임대해 위탁 운영해 왔다. 현재 놀이기구 13종 가운데 10종이 30년이 넘어 유지 보수를 통해서만 운영됐다.
그러다 2022년 사고 후 정밀 안전진단 검사 결과 놀이기구 10기종에서 유압·공압 시스템, 브레이크 등 총 68개 지적사항이 발생했고, 비파괴검사 및 초음파 탐상 검사에서는 4기종 303개소 중 44곳에서 기공과 크렉 등이 발견됐다.
이후 드림랜드는 휴장 상태에서 1년 3개월 가량 보수공사를 진행했고 관련법에 따른 안전성검사 결과 전체 기종 ‘적합’ 판정을 받아 이날 재개장했다.
드림랜드 김순종 대표는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을 생각하며 안전점검 관리 계획을 통해 보수 작업을 완료했다”며 “어린이들이 방문하는 시설인 만큼 안전사고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주동물원 관계자는 "1년 넘는 시간 동안 다시 재개장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재개장한 모습을 보니 뿌듯하고 앞으로 만일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드림랜드측과 협조 및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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