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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익산이 왜 한(韓)문화 발상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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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헌율 익산시장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검소하지만 아름다운 백제의 미를 담은 공간, 익산의 자랑인 미륵사지를 전면에 배치해도 사치스럽거나 부끄럽지 않은 공간, 익산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신청사는 그런 공간이길 바랐다.

오랜 염원과 기다림 끝에 익산시는 54년간 사용하던 낡은 청사를 벗어나 신청사로 이전했다. 환골탈태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익산시의 변화가 더 큰 기대를 모으는 것은 청사 이전이라는 가시적인 변화뿐 아니라 새로운 익산 시대를 열겠다는 높은 포부를 함께 밝혔기 때문이다.

건물에 백제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담았다면, 변화하는 익산의 내면에는 한(韓)문화의 높은 긍지를 담아야 한다. 고조선~마한~통일신라~고려~조선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역사의 명맥을 분명히 하고, 한의 뿌리이자 마한의 중심인 익산을 바로 세우는 것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일이다.

한반도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의 마지막 왕 준왕이 위만에게 나라를 찬탈당하고 내려와 닿은 남한 지역이 바로 금마라는 것은 ‘제왕운기’나 ‘삼국유사’를 비롯한 많은 역사서에서 이미 증명된 사실이다.

또한 조선 고종 황제는 일제의 침탈 중에도 우리나라를 황제국으로 칭하고, 조선 후기 실학자 이익의 ‘성호사설’에 나오는 ‘삼한정통론’에 입각해 국호를 대한제국(大韓帝國)이라 정했다.

그렇게 기원전 194년, 익산 금마에서 시작된 한(韓)은 지금의 대한민국 국호의 기원이 되었고, 전 세계가 열광하는 한류(韓流) 열풍은 아직도 한(韓)문화가 우리 안에 건재함을 보여 주고 있다.

전 세계에 K-컬처의 바람이 거세질수록 그 진원지, 한류(韓流)의 시작이 익산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이 알지 못하는 것은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쳐야 미칠 수 있다는 말처럼 한(韓)문화 발상지 익산의 가치를 제대로 세우고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마한을 알고, 마한의 가치를 높이고, 마한의 문화에 취(醉)해야 한다.

새로운 도시브랜드(BI) ‘위대한 도시 GREAT 익산’에는 고조선~마한~백제~대한민국으로 이어지는 익산의 역사적 가치와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도약할 익산의 미래 비전을 담았다.

또한 개천절로 시민의 날을 변경해 하늘이 열린 날이 곧 익산이 열린 날임을 천명하고, 단군 사당에서 제례를 통해 익산의 새로운 시작을 하늘에 고했다.

20년 만에 부활한 마한문화대전을 찾은 이들은 마한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를 직접 경험해 보고 그 시대를 상상하며 축제와 같은 시간을 즐겼다.

한(韓)문화는 이제 우리가 제대로 알아야 할 역사이자 그에 걸맞은 위상을 찾기 위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여정의 이정표가 됐다.

혹자는 마한·백제 문화가 현재와 미래를 위해 어떤 힘을 가질 수 있는지 묻고 싶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답은 용비어천가의 한 문장으로 답할 수 있을 것이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리므로, 꽃이 좋고 열매가 많다.’

단단한 뿌리는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탐스러운 열매를 맺는다. 우리는 역사와 문화의 힘을, 그리고 우리 역사가 만들어 온 단단한 뿌리의 힘을 알고 있다.

찬란한 과거, 새로운 미래를 품은 익산의 신청사 시대가 시작됐다. 그리고 변하는 시대에 발맞춰 우리 익산은 산업 생태계 전환을 위한 혁신 거점을 마련하고 식품과 바이오산업에 집중하며 새로운 한류의 중심으로 성장해 나가는 중이다.

변화는 몇 번이고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누구보다 단단한 뿌리를 가진 익산의 미래는 언제나 찬란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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