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보고서와 학술 논문 등 기업이 지역 발전에 미치는 다층적 효과 분석
대기업 진출 시 1차, 2차 벤더 기업 유입, 매출 규모에 따라 협력업체 확대
기업 종사자 이전으로 인구·소득 증가, 노동수요 증가로 고용 확대 선순환
단순한 기업 유치보다 건전한 기업 성장 지원 정책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전북이 마주한 인구 소멸 위기를 비롯해 일자리 부족, 지역경제 침체 문제 해결에 기업의 존재는 필수 요소다. 다수의 연구기관 보고서와 학술논문들이 기업이 지역 발전에 가져다주는 복합적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전북연구원 조사 결과, 2023년 전북의 '좋은 일자리' 비율은 16.4%로 전국에서 14번째에 그쳤다. 고용안정성·임금수준·근로시간 세 조건을 동시에 만족하는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민선 8기 김관영 전북지사가 대기업 5개 유치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한 것도 이 같은 현실과 직결된다. 우수 기업의 진출이 선행돼야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청년층 지역 정착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산업연구원이 분석한 코로나19 고용 동향 자료가 이를 뒷받침한다. 팬데믹 시기 5인 미만 소기업의 고용 증가율은 2.3%p 하락했지만, 300인 이상 대기업은 오히려 고용 증가율이 상승했다. 경제 위기 속에서도 대기업의 고용 안정성이 중소기업보다 견고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업은 단순히 일자리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지역경제 전체를 이끄는 동력원이다. 산업연구원의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 연구를 살펴보면, 기업 종사자들의 지역 이주는 인구·소득 증가를 동반하며 시장접근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는 곧 노동수요 확대와 고용 증진이라는 선순환 고리를 형성한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혁신은 기업 존속의 핵심 동력이며, 혁신 역량을 보유한 기업들이 집적될수록 해당 지역은 R&D 과제 확보와 기술 개발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지역별 R&D 투자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각 권역의 R&D 투자가 자기 권역에서 발생시키는 경제적 효과는 타 권역 대비 6.4배에서 11.4배까지 높았다.
한국은행 연구는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및 고용 창출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신속하고 유연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불확실성과 위험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특성으로 경제의 혁신성을 증진시킨다.
실제로 대기업 취업자 수보다 중소기업이 지역에서 창출하는 일자리 규모가 훨씬 크다는 점에서 중소기업의 역할을 간과할 수 없다.
기업 유치가 가져오는 또 다른 장점은 연쇄 반응이다. 대기업 간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 기업이 진출하면 다른 기업들도 연속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대기업 입주 시 1·2차 협력업체들이 동반 진출하면서 산업 생태계가 조성된다.
'대기업의 지역경제 생산 및 고용유발 효과 분석' 연구 자료에서는 매출 규모가 확대될수록 더 많은 협력업체와 연계돼 광범위한 거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협력업체 수량보다는 개별 업체와의 거래 규모가 지역경제 파급효과에 더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한편, 단순한 기업 유치보다 건전한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국개발연구원의 '지역발전의 정책방향과 전략' 보고서는 기업 이전이 단기적으로는 고용과 투자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나, 기업의 건전성과 수익성 악화로 인해 오히려 지역경제발전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