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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신문고]도시의 품격, 건축사의 책임

박광성 전주지역건축사회 회장 (전북특별자치도 건축사회/ 바우 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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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단순히 물리적인 구조물이 아니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역사가 축적된 문화의 결정체이며, 공동체의 삶과 정신을 담아내는 공간이다. 이러한 공간을 구체화하고 구현하는 주체가 바로 건축사다.

지난 6월 9일, 전주도시혁신센터에서 열린 '제2차 2025 전주지역건축사회 포럼'은 전주시 도시건축 방향과 건축사의 역할을 논의한 뜻깊은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는 특히, 전주라는 도시의 정체성을 지키고 만들어가는 일과 제대로 된 공공건축물을 구현하는 것의 중요성에 깊은 공감이 이루어졌다.

전주는 오랜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도시다. 고풍스러운 한옥마을에서부터 혁신도시나 에코시티 같은 신도시의 현대적 기능성에 이르기까지, 전주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고유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다층적이고 매력적인 도시에서 건축사의 역할은 그 정체성을 보호하고 키워나가는 데 있다. 도시의 정체성을 가꾸는 건축사의 책임은 특히 '도시의 얼굴'이라 불리는 좋은 공공건축물에서 무겁게 다가온다.

공공건축물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시민들이 일상을 누리고, 전주의 역사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공공건축은 반드시 시민을 위한 것이어야 하며, 그 기능과 품질은 시민의 자부심이 될 만큼 뛰어나야 한다. 건축사들은 공공건축물을 통해 시민의 삶을 편리하게 하고, 나아가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데 앞장서야 한다.

민간의 건축물 역시 시민들의 일상을 담아내기에 소홀히 할 수 없다. 시민의 삶과 직결되는 만큼, 우리 건축사들은 행정과 긴밀히 협의하여 시민의 일상에 불편함이 없도록 세심히 살피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

또한 건축사는 도시를 깊이 이해하고 시민과 소통하는 전문가여야 한다. 나아가 도시정책의 조언자이자 시민의 목소리에 먼저 귀 기울이는 대변자가 되어야 한다. 지역의 특성과 시민의 요구를 정확히 이해하는 건축사들이 도시 정책과 공공사업에 직접 참여할 때, 진정한 의미의 공공성이 실현된다. 공공건축가 제도의 도입 필요성도 이러한 맥락에서 제기댔다.

지속가능성과 탄소중립 역시 건축계가 외면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한 채의 건축물, 한 사람의 건축사가 지역의 에너지 사용과 환경 영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 기술과 디자인이 융합된 친환경 건축이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고, 전주 또한 이에 부응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

전주지역건축사회는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긴밀하게 협력하여 전주만의 정체성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도시건축 방향을 모색할 것이다. 시민과 함께 고민하고, 품격 있는 공공건축을 실현해 나가겠다.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건축사들의 책임이자 소명이다. 우리가 짓는 건물 하나는, 먼 훗날 이 시대를 증언하는 역사가 될 것이기에 우리의 책임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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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도시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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