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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안성덕 시인의 '풍경']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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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作

 

세상을 태워 버릴 기세네요. 이마에 소금꽃 피는 복중, 뻘뻘 부용화(芙蓉花)가 제 일하고 있었습니다. 제 자리에 제 얼굴 제 빛깔로 맑고 밝습니다. 혹염(酷炎) 맹서(猛暑), 암만 무서워도 제 몫은 해내야 한다는 듯 시냇가 풀숲에 아직 맺힌 꽃망울도 지금 활짝 벙근 꽃송이도 이미 시든 꽃자리도 환합니다. 

 

언제부터 언제까지 꽃일까요? 어디부터 어디까지 꽃일까요? 억새보다 더 높이 까치발 치켜들고, 갈대보다 더 길게 목 빼 들고 부용화가 곱습니다. 저 꽃, 오늘 저토록 환한 것은 맨발로 인내한 겨울이 있고 움 틔워낸 산고의 봄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어둠 속 뿌리, 치켜든 뒤꿈치, 늘여 뺀 허리 목, 받쳐 든 손 다 꽃이겠지요. 겨울부터 여름까지, 아니 꽃 지고 난 가을까지 꽃이겠지요. 

 

뻘뻘 벌겋게 달아올라 여름을 건너는 우리 모두도 꽃 중입니다. 암! 그렇고 말고, 고개 끄덕이며 활짝 피었습니다. 아욱과 무궁화속 낙엽 활엽 소교목 부용화는 하양, 연분홍, 진분홍입니다. 芙蓉은 연꽃을 의미한다지요.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이나 곱게 핀 꽃이라지요. 그림 속에나 시 속에나 있던 부용화 따라 활짝, 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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