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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창] 군산시장 선거, 포커판 베팅 닮은 ‘머니레이스’ 안된다

문정곤 전북일보 군산취재본부장

전국 어느 지방선거를 둘러봐도 군산시장 선거만큼 기이하고 위태로운 풍경은 찾아보기 힘들다.

6·3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군산 선거판은 정책 대결의 장이 아닌, 판돈을 올리는 ‘포커판’으로 변질되고 있다.

후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유권자 표심을 겨냥해 수백만원대의 ‘현금 배당’ 카드를 꺼내들고 “받고 더!”를 외치는 형국이다.

이는 대한민국 지방자치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포퓰리즘의 끝판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군산시장직에 도전장을 내민 9명의 후보 중 무려 5명이 임기 내 현금지급 공약을 내세웠다.

가구당 500만원을 제시한 후보부터, 1인당 100만원의 민생지원금, 출산과 주거를 묶은 1억원 패키지까지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은 설렘보다 깊은 우려를 표한다.

과연 이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인가, 아니면 후손들의 미래를 가불해 쓰는 것인가에 대한 합리적 의구심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이 벌이는 ‘머니 레이스’가 현실을 도외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군산시 재정자립도는 고작 17.41%에 불과해 중앙정부나 전북자치도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처지다.

이런 열악한 곳간 사정은 안중에도 없이 수천억 원이 소요될 현금살포를 약속하는 것은 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다.

포커판에서 가진 돈도 없으면서 상대의 기를 죽이려 무리하게 ‘올인’을 외치는 도박사의 객기와 무엇이 다른가.

이는 유권자를 동등한 주권자가 아닌, 판돈에 휘둘리는 도박판의 구경꾼으로 모독하는 무책임한 행태다.

역대 어느 지방선거에서도 이처럼 노골적으로 다수의 후보가 거액의 현금지급을 경쟁적으로 내건 사례는 찾기 힘들다.

과거에도 선심성 공약은 존재했지만, 최소한 복지체계의 틀 안이거나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선별적 지원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지금 군산에서 벌어지는 현상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돈을 주겠다’는 식의 매표행위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단기적 현금 살포가 장기적으로 도시 인프라, 교육, 사회복지 등 필수 서비스 예산을 잠식해 지역 경쟁력을 회복 불능 상태로 빠뜨릴 것이라 경고한다.

당장의 달콤한 현금 몇 푼이 장기적으로는 도시의 혈관을 막는 독약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후보들이 재원으로 지목한 재생에너지 수익은 불확실성이 크고, 수익이 난다 하더라도 이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재투자되어야 할 공적자산이다.

이를 정치적 입지를 위한 ‘현금 봉투’로 활용하겠다는 발상은 지극히 위험한 도박이다.“당장 현금을 준다는 말은 솔깃하지만 결국 그 돈이 어디서 나오느냐”는 한 시민의 개탄처럼, 선거용 말잔치에 속아넘어갈 만큼 시민들은 어리석지 않다.

지금 군산에 필요한 것은 당장 손에 쥐여주는 몇 푼의 배당금이 아니다.

군산조선소와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이후 붕괴한 지역경제를 어떻게 다시 세울지, 양질의 일자리를 어떻게 창출할지, 급변하는 산업구조 속에서 군산의 미래 먹거리를 어떻게 확보할지에 대한 고민과 비전이다.

후보들은 지금이라도 포커판의 도박사 같은 태도를 버려야 한다.

정책의 실현 가능성과 재원 확보 방안에 대해 시민 앞에 정직하게 고백하고, 실현 불가능한 ‘장밋빛 환상’을 거둬들여야 한다.

유권자들 또한 냉철해져야 한다.

정치권 관계자의 조언처럼, 달콤한 현금공약 이면에 숨겨진 ‘지방재정 파탄’이라는 쓴약을 직시해야 한다.

후보들은 명심하라. 유권자는 당신들의 무책임한 도박판을 뒤엎을 심판자라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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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시 #군산시장 선거 # 선거판 #현금 배당 #6·3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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