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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빼앗긴 참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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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올림픽경기장(잠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참정권 박탈 시위가 보름째 이어지고 있다. 선거 당일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시민들과 이에 분노한 시민들의 시위가 시간이 흐르면서 정치적 이슈로 확장되고 부정선거 음모론이 뒤섞여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중앙선관위 조사결과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실상은 처음 발표됐던 것 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심각했다. 지방선거 당일 긴급하게 투표용지를 추가 조달한 투표소가 전국 67곳에 달했고, 지역도 서울 뿐만 아니라 인천, 대구, 부산, 울산, 경남 등 전국 곳곳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가장 뼈아픈 실상은 투표용지가 오기만을 기다리다 결국 투표를 포기한 ‘최소 39명’의 유권자가 참정권을 박탈당했다는 점이다. 시위가 촉발된 서울 송파구 잠실2동 제7투표소에서는 17명이 투표를 포기했는데, 이 중 8명은 선거인명부 대조와 서명까지 마쳤지만 투표용지 공급 지연으로 투표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꽃’으로 불리는 선거는 현대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이다. 유권자는 선거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후보를 선택하며, 권력을 견제한다. 민주주의는 투표로 완성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3 지방선거를 돌이켜보면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함께 무투표 당선으로 인한 참정권 침해 논란은 전국 곳곳에서 발생했다. 전국 322개 선거구에서 기초단체장과 광역 및 기초의원 511명이 투표없이 당선이 확정됐다. 전북에서도 광역의원 25명, 기초의원 17명, 비례대표 기초의원 4명 등 46명이 무투표 당선됐다. 한쪽에서는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가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무투표 당선 확정으로 유권자의 투표할 권리가 사라졌다. 유권자들의 후보 탐색 기회는 물론 찬반 투표로 최소한의 의사를 표시할 절차도 배제됐다.

무투표 당선은 주민들의 선택과 심판을 받는 실제 선거보다 정당내 경선 과정을 더 중요하게 만들고, 후보들은 공천권자 눈치보기에 급급해진다. 거대 정당의 독점화와 지역주의를 강화시켜 민주주의를 퇴보시키는 일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수 있지만 지방선거때 마다 반복돼온 특정 정당의 독점 구조가 만들어낸 무투표 당선은 선거제도 개혁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할 이유가 사라질 때, 선택할 후보가 사라질 때, 그리고 후보간 경쟁이 사라질 때 민주주의에도 위기가 찾아온다. 투표용지 부족과 무투표 당선이 가져온 참정권의 중요성은 6·3 지방선거가 던진 가장 무거운 질문이 돼 우리 앞에 돌아왔다. 국민주권을 지키기 위해 거대 양당이 선거제도 개혁으로 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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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석 kangi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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