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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시대 도시 브랜드가 힘이다 ④ 독일 프라이부르크]
시민의 힘으로 '탄소 제로' 도시 만든다
[글로컬 시대 도시 브랜드가 힘이다 ④ 독일 프라이부르크]
시민의 힘으로 '탄소 제로' 도시 만든다
  • 김종표
  • 승인 2016.12.13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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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친환경 생태도시, 벤치마킹 줄이어 / 자전거 활성화·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확대
▲ 독일의 환경수도로 불리는 프라이부르크의 중심가. 자동차 진입이 금지된 거리에 트램(노면전철)이 쉴 새 없이 지나간다.

성당(뮌스터 대성당)이 눈앞에 보이는 도심 거리에 쉼 없이 트램(tram·노면전차)이 오가고 분주히 움직이는 자전거와 보행자가 뒤섞인다. 언뜻 혼잡한 도심 풍경이지만 보이지 않는 시민의식이 질서를 만들어낸다.

무엇보다 자동차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도시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기 위해 도로변에 폭 30∼50cm 규모로 만들어 놓은 작은 수로는 이 도시의 자랑거리다. 중세시대부터 도시의 명물이 된 이 수로(Bachle·베힐레)는 인근 드라이잠강의 물을 끌어들여 도심에 시원한 물길을 만들어낸다. 수로에 발이 빠지면 이곳 사람과 사랑에 빠진다는 전설도 흥미롭다.

독일의 환경수도이자 ‘태양의 도시’로 불리는 인구 22만여 명의 작은 도시 프라이부르크(Freiburg) 중심가의 모습이다. 독일 남서부 프랑스와 스위스 국경에서 가까운 이 도시는 세계 각 지역의 도시계획 담당자와 생태·환경 운동가들이 한 번쯤 꼭 찾고 싶어하는 곳이다.

프라이부르크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1992년 대비 50%로 감축하고, 오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 도시(carbon neutral city)’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놓았다. 태양광과 풍력·수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을 늘리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점차 줄여 ‘탄소 제로’ 도시를 실현하겠다는 야심찬 청사진이다.

△트램·자전거의 도시

프라이부르크 중심가에서는 뮌스터 대성당을 중심으로 반경 1.5km 구간에 자동차가 진입할 수 없다. 대신 친환경 대중교통 수단인 트램이 쉼 없이 오가며 시민의 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외곽으로 돌아서 가야 하는 만큼 트램보다 훨씬 불편하다. 시민들이 대중교통 수단을 찾는 이유 중 하나다.

게다가 시가지와 주택가 대부분에서는 자동차 속도를 시속 30km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보봉과 리젤펠트 등 친환경 주거구역이 확장되면서 시민의 90%가 시속 30km 이하 구역에 거주하고 있다.

▲ 프라이부르크의 대규모 자전거 보관소 ‘모빌레(Mobile)’.

시가지에서는 자동차 대신 자전거가 거침없이 달리고, 자전거 보관소도 곳곳에 갖춰져 있다. 수천여 대의 자전거를 체계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원통형의 대규모 자전거 보관시설 모빌레(Mobile)도 눈길을 끈다. 프라이부르크 중앙역 옆에 있는 이 3층짜리 건물에는 자전거 보관 공간은 물론 자전거 수리점과 카페도 입점해 있다.

도시에는 총연장 500km에 이르는 자전거 도로망이 촘촘히 얽혀있다. 프라이부르크의 자가용 자동차 보유 비율은 인구 1000명당 423대로 독일 도시 중 가장 낮다.

교통수단별 이용 비율(2013년 조사)은 개인 자동차가 32%, 자전거 27%, 트램·버스 등 대중 교통수단 18%, 도보가 23%에 이른다. 자동차 통행량이 점차 줄고, 트램과 자전거 이용자가 갈수록 늘어 2015년 조사에서는 자전거 및 트램·버스 이용률이 48%까지 높아졌다.

△친환경 주거단지 보봉(Vauban) 지구

프라이부르크의 친환경 주거단지 보봉(Vauban)지구에는 자동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다. 상당수 가정이 자동차를 보유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주민들이 개인 차량을 주거단지 입구에 있는 주차장에 세워놓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06년 새로운 전차 노선이 개설된 이후 주민들은 승용차 대신 주로 전차를 타거나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

또 집집마다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했고, 지붕의 빗물을 모아 재활용한다.

이 같은 생활방식은 모두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이뤄진다. 해바라기처럼 태양을 따라 회전하는 원통형 건물로 태양에너지 활용의 상징인 된 헬리오트롭(Heliotrop)도 보봉지구 언덕에 있다.

보봉지구는 프랑스군이 주둔했던 옛 병영지에 약 38ha 규모로 조성됐다. 1992년 프랑스군이 철수하면서 본격 조성된 이 친환경 생태마을에는 현재 약 5500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녹색도시, 시민참여가 토대

프라이부르크의 환경정책은 시민들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에너지와 수자원·교통, 그리고 환경보호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과 적극적인 참여가 지속가능한 녹색도시 발전의 토대라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프라이부르크는 독일에서 가장 햇볕이 많이 드는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시민들의 환경의식 및 치밀한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함께 이 같은 유리한 자연조건이 세계적인 태양광 도시를 만든 바탕이 됐다.

대학도시이기도 한 프라이부르크는 환경산업이 지역경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 도시에서는 1만여 명이 태양에너지 등 환경산업과 연관된 크고 작은 일터에서 막대한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프라이부르크는 독일에서 환경보호 운동의 산실로 꼽힌다.

1970년대 초 당시 독일 정부가 프라이부르크 근교에 원자력발전소 건립 계획을 추진한 게 녹색도시 운동의 발단이 됐다. 시민들이 나선 원자력발전소 건립 반대 운동이 토대가 돼 환경·에너지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와 정책으로 이어진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지원 정책이 추진됐고, 시민들은 이산화탄소 감축 및 쓰레기 분리배출 등 환경운동에 솔선수범했다.

● 베른트 달만 프라이부르크 경제관광공사 대표 "녹색도시 조성, 장기적 안목 필요"

“프라이부르크가 세계적인 녹색도시로 자리매김한 것은 결국 시민의 힘입니다. 친환경 생태도시 조성 사업은 무엇보다 장기적인 안목의 청사진과 시민 참여가 필요합니다.”

그린시티 사업의 한 축을 맡고 있는 프라이부르크 경제·관광공사(FWTM) 베른트 달만(Bernd Dallmann·65) 대표는 “한국과 중국 등 세계 여러 도시에서 생태도시 벤치마킹을 위해 찾아온다”면서 “도움이 된다면 우리의 경험을 다른 도시에서 활용해 주길 원하지만 그린시티 프로젝트는 단기 성과를 바라기보다는 중·장기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시마다 교통체계 및 문화 등의 여건과 추구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시민들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역량을 모아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달만 대표는 녹색도시 프라이부르크의 성장 배경으로 시민 참여를 가장 먼저 꼽았다.

그는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이 늘어나다 보니 보관소 등 기반시설을 확충해야 했다”면서 “시민들이 환경정책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녹색도시 프라이부르크의 원동력”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3월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프라이부르크·수원시 자매결연 행사에 참석했다는 달만 대표는 “한국 각 도시의 녹색도시 조성 사업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한국인들의 끈기와 긍정적인 에너지가 좋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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