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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동 불편한 이들에 희망 주고 싶어요"
"거동 불편한 이들에 희망 주고 싶어요"
  • 남승현
  • 승인 2018.05.30 2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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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과학고 김서현·최지혁·정예성·고낙헌 학생
창업동아리서 뭉쳐 휴대용 소변통 ‘주르미’ 제작
▲ 전북과학고 고낙헌·최지혁·정예성·김서현 학생.(왼쪽부터)

“많은 노인과 환자는 물론, 아이를 둔 부모는 병원이나 차 안에서 화장실 문제로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작은 화장실이 되어주는 휴대용 소변통, 주르미.”

외판원이 아니다. 전북과학고등학교 창업동아리 ‘SURF’에 소속된 3학년 학생들이 소개하는 제품 설명이다. 고3 학생이 모여 대체 무슨 일을 하는 걸까. SURF 대표 김서현 학생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따뜻한 마음으로 ‘주르미’를 탄생시켰다”고 했다.

김서현·최지혁·정예성·고낙헌 학생이 참여하는 SURF는 지난해 여름, ‘주르미’를 세상에 내놨다.

주르미는 지름 60㎜, 높이 100㎜의 휴대용 소변통이다. 자바라형 몸체에 뚜껑이 달렸고, 역류방지 깔때기가 있다. 뚜껑을 열고 깔때기를 향해 소변을 보면 된다. 몸체가 휘어지는 재질인 덕에 남녀노소, 다양한 자세로도 소변을 볼 수 있다. 파란색 일반용과 달리, 노란색 아동용에는 뚜껑에 캐릭터가 달렸다.

김서현 학생은 “주르미 탄생의 배경은 중풍에 쓰러진 할아버지 때문”이라고 했다. 그의 할아버지(68)는 10년 전 중풍에 걸려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가족들은 요양원에 계시는 할아버지를 위로하기 위해 매달 한 번씩 ‘할아버지와 함께 하는 국내 여행’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화장실이 늘 문제였다. 차량으로 이동하다 화장실이 급할 경우 차를 세워야 했기 때문이다. 김서현 학생은 그런 할아버지를 보고 휴대용 소변통 제작을 결심했다.

휴대용 소변통은 이미 제품화돼 시중에 판매되고 있어 쉽게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소변통은 잘 기울어지지 않아 소변이 새기 일쑤였다. 그는 “요양병원에서 노인과 환자들에게 의견을 물어 편한 휴대용 소변통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주르미에 앞서 SURF는 지난해 4월 기능성 옷걸이를 첫 작품으로 내놨다. 옷걸이를 접으면 옷도 함께 접히도록 제작했다. 여행용 옷걸이를 겨냥했지만, 제작과정이 복잡하고 효율성이 떨어져 제품화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창업을 위해 누구보다 발 벗고 나선 것은 박만호 물리교사다. 김 양의 생활 속 아이디어를 현실성 있게 다듬어 준 존재다. 그런데도 박 교사는 “학생들의 열정이 대단했다”며 SURF의 공으로 돌렸다.

주르미를 통해 최근 한국과학창의재단 창업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등 굵직한 상을 휩쓸고 있는 SURF의 요즘 최대 고민은 크라우드 펀딩이다.

김서현 학생은 “뚜껑과 깔때기가 일체형이면 제품성이 더 좋아진다. 이를 위해선 금형사출 제작이 필요하다”며 “자금 확보를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주르미의 몸체·뚜껑은 중국산이고, 깔때기는 3D프린터로 제작한다.

30일 오후 2시 30분, 전북과학고 동아리 활동시간에 인터뷰 한 이들은 “주르미를 시작으로 시니어케어 무대에 진출해 거동이 불편한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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