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사람들의 ‘낯선 말’ - 청년작가 기획전
지역 작가 어려움, 냉철한 비평 나오기 어려운 현실
서로 환기시킬 수 있는 낯선 사람들의 말 필요 공감
프로젝트그룹 C.art, 한국소리문화의전당서 28일까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작가의 작품을 본다는 것. 고전 예술 작품이 주는 항구적인 감성과는 다른 부분일 것이다. 관객은 동시대 작가가 살아가며 느끼는 것들을 함께 공감하고, 가치를 공유한다. 특히 젊은 작가, 그리고 우리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한다는 것은 우리 지역과 세대가 가진 문제와 가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비단 작가와 관객 사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작가와 작가 사이에서도 작품을 두고 함께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작가들의 모임과 전시가 마련됐다.
그룹 C.art가 ‘낯선 말’이라는 주제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전시회를 진행 중이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지역 청년작가들의 다양한 생각들을 살펴보고자 진행하는 ‘2018 청년작가 공간기획展’의 올해 3번째 무대다.
김도연, 김판묵, 송경민, 이동형, 차건우, 홍세웅 등 도내 대학 출신 20~30대 작가 15명이 모인 C.art는 지역예술계의 갑갑한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지난 2011년 출발했다. 도태된 지역예술계의 회생과 지역작가로밖에 자리할 수 없는 지역 대학 출신으로서의 상대적 박탈감 회복을 주로 다루며 활동하고 있다.
이번 2018 교류프로젝트 ‘낯선 말’은 낯선 장르와 낯선 지역인의 눈으로 주변의 현상들을 새로이 보고 지역적, 작가적 반성의 입장을 갖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시작은 지역이 가진 한계에서 출발했다. 작가들끼리 심도 있는 작업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한 ‘낯섦’. 작가나 기획자들은 작가비평이나 지역 내 문화예술 담론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고 깊이 고민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문화예술 사업이나 작가에 관해 냉철하게 비평하기에는 학연, 지연으로 인한 객관적 평가의 어려움이 있고 도내 미술 이론 전공자들이 소수인 이유도 있다. 또한 담당자와 대표자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고생하는 것을 알기에 서로 항상 관대한 평가로 이어지곤 한다.
C.art의 젊은 작가들은 서로를 환기해줄 수 있는 낯선 사람들의 말이 필요했다. 낯설고 불편하더라도 작가들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이야기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 지난 주말 열린 오픈프로그램도 이러한 취지의 하나다. 5명의 발제 작가들이 포트폴리오로 자신의 작업에 대해 이야기하면 패널로 참여한 박은현, 조은비, 홍태림 평론가가 질문을 던지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광주에서 활동하는 박은현 기획자는 “지역에서는 비평을 할 수 있는 장이 부족하다 보니 작가나 기획자들이 적확한 비평에 대한 갈증이 많다. 좋은 취지에서 전시가 열린 것 같다”면서 “젊은 작가들이다 보니 자신의 작품세계가 확고히 드러나지 않는 모습이 있지만 조금씩 찾아가는 중이라는 걸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로그램을 진행한 홍경태 작가(C.art 대표)는 “전시뿐만 아니라 작가에 대한 객관적 비평 및 보완 활동을 통해 지역 작가가 보다 나은 경쟁력 확보를 달성하기를 바라는 취지”라면서 “패널들의 질문과 토론을 통해 진정성 있는 작가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이번을 계기로 다른 지역의 작가와 그룹과의 확대 전시도 생각 중이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28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 3층(갤러리I)에서 열린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