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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임시헌장 서예작품 국회 설치한 윤점용 한국서예협회 이사장 “숭고한 뜻 새기며 붓 들었죠”
대한민국 임시헌장 서예작품 국회 설치한 윤점용 한국서예협회 이사장 “숭고한 뜻 새기며 붓 들었죠”
  • 이용수
  • 승인 2019.04.1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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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 710cm 세로 235cm 대형 작품, 로텐더홀에 설치
독립 염원한 우리민족 의지, 임시헌장에 고스란히 담겨
서예진흥법 시행 발맞춰 국립서예원 설립 등 추진 계획
한국서예협회 호암 윤점용 이사장이 전북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임시헌장 서예작품의 의미를 말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한국서예협회 호암 윤점용 이사장이 전북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임시헌장 서예작품의 의미를 말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대한민국 국회의 뿌리인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을 맞아 지난 10일 서울 국회의사당 본관 로텐더홀에 ‘대한민국 임시헌장’을 담은 초대형 서예작품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서예협회 호암 윤점용 이사장이 직접 한 자 한 자 붓으로 새겨 완성한 작품.

지난해 11월 ‘서예진흥법’ 국회 통과에 이은 한국 서예계의 큰 경사다. 대한민국 임시헌장 서예작품을 완성한 윤점용 이사장에게 의미와 소회 등을 들었다.

 

-직접 쓴 서예작품이 국회의사당에 설치됐습니다. 작품에 대해 설명해주시지요.

“1919년 4월 11일 공포된 대한민국 임시헌장(大韓民國 臨時憲章) 전문이 담겼습니다. 국회 로텐더홀 제1회의실 입구에 설치됐고, 작품 크기는 가로 710cm, 세로 235cm입니다. 서체는 국한문 혼서이기 때문에 예서체 중 광개토대왕비 필의(筆意, 붓을 놀릴 때의 마음가짐)와 한글 훈민정음 언해본 중 용비어천가 필의를 병행해서 완성했습니다. 졸박(拙樸, 서툴지만 순박함)하면서도 묵직한 느낌을 주는 서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서예의 위상이 더욱 높아진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에 담긴 의미를 말씀해주신다면.

“대한민국 임시헌장은 임시의정원에 의해 완성된 대한민국의 첫 헌법입니다. 처음으로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표기했어요. ‘대한제국’이 ‘대한민국’으로 바뀐 거죠.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그 헌법이 성립하게 된 사상적 바탕은 일제 강점기 한민족이 함께 참여한 거족적인 민족운동인 3·1 운동에서 비롯됐어요. 독립을 염원했던 한민족의 의지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대한민국 임시헌장을 대형 서예 작품으로 완성한 것입니다. 국회 로텐더홀을 찾는 모든 사람에게 임시헌장에 담긴 민족의 의지를 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이나 소회를 들려주시죠.

“100년 전 중국 상하이에서 독립운동가들이 임시의정원 회의를 열고 만든 임시헌장을 붓으로 직접 쓴다는 것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분들의 숭고한 뜻을 깊이 새기며 붓을 들었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글을 썼습니다. 임시헌장은 선포문을 포함해 총 480 여자에 이르고, 한 글자만 틀려도 처음부터 다시 써야 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또 서예의 예술성보다는 역사기록물로서의 사실성에 중점을 둬 네모반듯하게 써야 하는 제한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 ‘서예진흥에 관한 법률안’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국회 유성엽 의원이 대표발의 했고, 많은 서예인이 힘을 모아 이룬 성과라는 평가입니다. 올 6월께 서예진흥법이 시행될 예정인데요. 계획하고 계신 사업이나 과제는.

“서예진흥법이 국회를 통과했다고 해서 침체됐던 서예가 일순간에 부흥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부터가 시작입니다. 우선 초·중·고 정규 커리큘럼에 서예과목을 설강해야하고 폐과된 대학 서예과를 다시 부활시키는 운동을 펼쳐나가야죠. 두 번째로는 국립서예원 설립을 계획하고 추진해야합니다. 그래서 서예가 전통문화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붐을 일으켜야 합니다. 과제는 서예인들의 화합입니다.”

 

-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고 계십니다. 올 제12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에서 중점을 두고 계신 것은 무엇일지요.

“지난해 5월 서예비엔날레 집행위원장을 맡고 치르는 첫 행사이기 때문에 사실 큰 부담을 느낍니다. 우선 올해는 그동안 힘써주셨던 원로 조직위원들께서 이선으로 물러나고 새로운 조직위원으로 세대교체됐어요. 청년작가 초청을 더 확대하고, 원로작가와 신진작가의 융합을 꾀했습니다. 예산이 한정돼 있어 어려움이 있어요. 서예비엔날레는 전북에서 치르는 세계적인 대규모 문자예술행사인 만큼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서예인뿐만 아니라 자치단체나 정치권에서도 적극적인 후원이 있었으면 합니다.”

 

- 강암 송성용 선생, 산민 이용 선생을 이어 한국 서예의 큰 맥을 이루고 계십니다. 자부심도 크실 텐데요.

“강암 선생님께서도 그러셨고 산민 선생님께서도 ‘사람이 먼저다’라는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글씨는 바르게 가르치면 되는데, 사람 근본은 쉽게 바꿀 수가 없어서 어려움이 따른다는 얘기죠. 근본이 바르게 서야 서예가로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서예의 기본은 정신입니다. 바른 정신이 깃들지 않은 서예는 얕은 재주부림에 지나지 않아요. 어린아이가 처음 연필을 잡고 글씨를 배워 자기 이름 석 자를 썼을 때처럼, 순수한 정신 속에 순수한 작품이 태어난다고 생각해요. 저 또한 후학들이 그렇게 맑고 순수한 작품을 써 나가길 바랍니다.”

 

- 전북도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전북은 서예의 본고장입니다. 전국 각지에서 전북 출신 서예가들이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송하진 전북지사께서는 중앙정부에서 파견 온 공직자들에게 ‘전북에 머무는 동안 적어도 서예와 판소리 한 대목은 배워가는 것이 최고의 수확이다’며 권장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많은 도민이 그러한 마음으로 서예를 아껴주셨으면 합니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 기념작품 제막식’이 열린 가운데, 문희상 국회의장과 윤점용 이사장이 대한민국 임시헌장 서예작품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 기념작품 제막식’이 열린 가운데, 문희상 국회의장과 윤점용 이사장이 대한민국 임시헌장 서예작품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윤점용 이사장은] 서예진흥법 국회 통과 앞장…강암·산민 선생 맥 이어

익산 출신으로 전주대 경영학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미술학 석사를 받은 윤 이사장은 그동안 회원전, 초대작가전, 해외 교류전 등을 통해 전북서예 활성화를 이끌었다. 문자의 상형성을 회화적으로 표현해온 그의 붓 길은 힘차고 호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승은 강암 송성용 선생의 제자인 산민(山民) 이용 선생.

윤 이사장은 지난 2014년 제10대 한국서예협회 이사장에 선출됐으며 2017년에는 11대 이사장으로 추대돼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서예진흥법 국회 통과를 위해 전국 서예인들의 힘을 모으는 데 앞장 서 왔다. 또한 대한민국 서예대전을 최초로 지방에서 개최하는가 하면 국가차원의 서예교육과 후학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 한국서예단체 총협의회 공동대표, 전주대학교 객원교수, 예술의전당 운영위원, 세계서예비엔날레 집행위원장, 한국서예협회 전라북도지회 고문, 국립전주박물관회 이사, 학교법인 경초학원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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