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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전북일상] 전북에 남아있는 친일파의 잔재 '이두황 묘'
[소곤소곤 전북일상] 전북에 남아있는 친일파의 잔재 '이두황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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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8.1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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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광복절을 맞이한 지 75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러고 보면 8월은 우리 민족 역사에 있어서, 가슴 아팠던 순간과 열광하던 순간이 있었던 달입니다. 8월 15일은 일본으로부터 나라를 되찾은 광복절. 8월 27일은 일본에 나라를 뺏겼던 “경술국치”일 입니다.

광복의 기쁨을 누려야 하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친일파를 잊으면 또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이번 기사는 친일에 앞장선 인물. 그중에서도 전라북도를 괴롭힌 친일파 한 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동학농민군 토벌에 앞장섰고, 명성황후 시해에 가담했고, 전라북도에 있던 넓은 토지를 수탈한 인물. 이두황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벌을 받아야 마땅하나, 그가 현재 전주시 기린봉 기슭에 묻혀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기린봉에 잠든
이두황을 잊지 말자

이두황이 죽은 지 104년이 지난 2020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노송동 기린봉 자락에 있는 이두황의 묘를 찾아갔습니다. 기린봉 아파트에 들어가기 전에 그의 단죄비를 보실 수 있습니다. 단죄비에는 이두황의 이력과 친일행적이 자세히 적혀있습니다.

기린봉 아파트 깊숙이 무궁화 길을 따라서 올라가면 묘비와 그의 묘를 보실 수 있습니다. 현재 묘 주변에 풀이 많이 자라서 묘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지금에서야 벌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의 묘는 무덤과 비석, 혼유석 등 일본형식 석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높이 2m에 달하는 비석에는 이두황의 행적으로 추정되는 글씨가 새겨져 있습니다. 비석 뒤편에 새겨진 이름들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되었습니다. 아마 비석에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것에 부끄러워 직접 지웠거나, 아니면 후손들이 선조들의 행동에 분노를 느껴 지우지 않았을까요?

무덤의 봉분은 둘레석에 생긴 균열을 제외하고는 풀이 많이 자라서 확인하기 힘들었다. 다만 풀 속에 숨겨진 표지판들은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후대 사람들의 분노가 저한테까지 느껴졌습니다.

 

전라북도 수탈에 앞장선
이두황

가난한 상인 출신이었던 이두황은 무과에 급제하며 1894년 동학농민군 대학살에 앞장섰습니다. 그의 이름이 알려지게 된 계기는 명성황후 시해에 가담하면서부터였습니다. 광화문 경비를 맡으며 일본 낭인들을 도왔습니다.

명성황후시해사건에 가담한 이두황은 체포령을 피하고자 일본으로 도망갔습니다. 1907년 명성황후시해사건 관련 범죄자 사면령이 내려지기 전까지 이토 히로부미의 지원을 받으며 생활했습니다.

1907년 일본불교에 심취한 이두황은 본국으로 귀국합니다. 이후 중추원 부참의, 전라북도 관찰사로 임명받았습니다. 1910년 경술국치 이후, 전북도장관에 임명됨으로써 전라북도 토지사업을 관리합니다. 이로 인해 많은 백성이 피해를 보게 됩니다.

1916년 그의 친일행적이 막을 내립니다. 평소 앓고 있던 신장염이 심해지면서 생을 마감합니다. 조선총독부 초대 총독 데라우치 총독이 조문을 보냈으며, 장례식 당시에는 3,000명이 참석했다고 합니다. 전주가 훤히 보이는 기린봉 기슭 좋은 자리에 묻히게 됩니다.

 

친일잔재를 처리하는
전주시의 노력

앞 써 단죄비를 세운 것처럼 지금도 일제 잔재를 없애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동산동이라 불리던 지명이 여의동으로 바뀌고. 다가교 석등에 대한 안내판이 설치되었습니다. 이 사건을 돌아본다면 주변에는 아직도 일제 잔재가 많이 남아있습니다. 우리도 모르게 말이죠.

“미래에 대한 인간의 무관심이 과거의 무관심에서 나온다”. 로마 철학자 루크레티우스가 남긴 명언입니다. 아픈 기억이지만, 그 아픔을 잊고 산다면 똑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우리 근대역사의 아픔을 느끼고 싶은 분께 이곳을 추천합니다. /글·사진 = 최영호(전라북도 블로그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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