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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특집] 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반도 정세 급변, 전북도 대비 필요”
[추석 특집] 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반도 정세 급변, 전북도 대비 필요”
  • 김세희
  • 승인 2020.09.28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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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가 말하는 포스트 코로나
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 오세림 기자
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 오세림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즈니스, 경제, 보건, 교육 그리고 지역사회는 유례없는 충격을 입었다. 산업계 주요 지표와 경제지표는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사회적 거리 두기 등으로 경제활동은 위축되고 있다.

국제정세는 급변하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패권경쟁은 격화되고 있으며, 대북관계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과 전북은 어떤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앞으로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달 25일 전북일보 서울본부에서 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전 외교통상부 장관)를 만나 코로나 19가 인류사에 던진 메시지와 국제정세의 변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망을 들어봤다. 더불어 전북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미래도 제시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반년 이상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코로나 전과 후로 나눌 정도로 사회·정치·경제적으로 미치는 파장이 큰데요. 이번 코로나 사태가 사회 전반에 어떤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고 보십니까.

“인류사에 던져주는 메시지가 있다고 봅니다. 그 동안 인류는 과학문명, 지식·기술 발전에 자부심만 느끼고 겸손하지 못했습니다. 서구 문명을 선도했던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이번 사태에 무력하게 대응했고, 수많은 희생을 치렀습니다. 이 때문에 인류가 지금보다 겸손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첫 번째로 들었습니다.

두 번째는 절제입니다. 현대 자본주의는 인간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무한 팽창을 해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과 인간의 경계선이 흐려지고, 동물과 인간이 사는 공간이 겹치면서 인수공통 전염병인 코로나 바이러스 등이 창궐했습니다. 절제없는 욕망이 인류사회에 어떻게 재앙으로 되돌아오는 지 숙고해야 한다는 의미를 준 셈입니다.

세 번째는 공동체의 중요성입니다. 1980년대 신자유주의를 주창하던 밀튼 프리드먼, 하이에크와 같은 경제 사상가들은 모든 것을 시장논리로 설명했습니다. 국가의 경제개입을 강조하는 케인즈 경제학을 대체했는데요. 이 때문에 보건·의료 분야까지 시장논리로 환치돼 공공의료 부분에 대한 투자가 약화됐습니다. 결국 코로나 사태로 맹점이 드러났는데요.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입니다. 앞으로는 모든 것을 시장경제 위주로 가기보다는, 공동체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제한할 영역이 있다는 경고를 준 셈입니다.

결국 이번 코로나 사태는 한국사회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전 세대에 던져주는 교훈이 있다고 봅니다.”

 

-국제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완화되지 않고, 코로나 19 자체가 갈등의 씨앗이 되어 양국 관계를 긴장시키고 있다”고 전망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사실 미 중 간 패권 경쟁은 이미 진행 중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가 창궐해 갈등을 증폭시켰다고 판단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양국 간 갈등은 외교, 군사, 경제, 이념 등 많은 분야에서 벌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외교영역을 자세히 살펴보면, 중국은 아시아 패권 국가가 되기 위해 유라시아 대륙을 통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인도 태평양 전략을 세워 인도, 일본, 호주와 비공식 안보회의체인 ‘쿼드’를 만들고, 이어 한국, 베트남, 뉴질랜드 등을 더해 ‘쿼드 플러스’로 확대해나가려고 합니다.

군사는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경제는 수출규제 문제로, 이념에선 경제발전 모델(민주주의 발전모델 VS 권위주의 발전 모델)을 두고 대립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와 바이든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중국과 대결정책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내에서도 중국 견제정책을 두고 초당적인 합의가 이뤄진 상태라고 생각됩니다.

 

-미 중 갈등은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물론입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미 중 경쟁은 현재도 첨예한 상황입니다. 예컨대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지난 8월 부산에 왔었죠. 이제 추석이 끝나면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옵니다. 경쟁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그 동안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과 교류하는 틀을 유지했는데, 미국과 중국이 서로 잘 지냈을 때는 괜찮은 전략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서로 경쟁적으로 한국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 합니다. 중국은 한미동맹을 ‘냉전시대의 유산’이라며 약화시키려고 합니다. 반면 미국은 동맹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문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쿼드 플러스 1순위 국가도 한국입니다.

아런 상황에서 한 가지 유념할 게 있습니다. 미 중 관계에 얽혀있는 나라가 한국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독일, 영국 등 유럽국가, 수많은 아세안 국가들도 미국과 정치적으로 친하면서, 중국과 경제적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한국은 이런 나라들이 어떻게 하는 지 참고하면서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미국 대선결과에 따라 한-미 관계에도 변화가 찾아오지 않을까요.

“대선, 굉장히 중요한 이슈입니다. 트럼프와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상황이 다릅니다. 트럼프는 북한과 북핵문제를 두고 소규모 타협(스몰딜)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왜냐면 외교적인 업적을 세우고, 노벨상을 받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스몰딜이 한국의 안보와 이익을 반영하지 않을 우려도 있습니다. 예컨데 트럼프 대통령이 핵 문제는 대충 넘어가고, ICBM(대륙간탄도미사일)만 제거하는 방침을 수용할 경우입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북한의 핵 공격으로부터 안전해지지만, 한국과 일본은 핵 위협과 중거리·단거리 미사일의 위협에 계속 노출될 수 있습니다.

바이든이 당선되면 대통령이 직접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기보다 외교관 등 관료에게 협상을 맡기는 미국의 전통적인 외교 스타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럴 경우 실무 협상은 세밀해져, 한국의 이해관계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습니다. 다만 협상절차가 꼼꼼해져서 타결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전북도 코로나 19로 인한 국제 관계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특히 관광정책의 변화도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관광정책의 근본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관광객이 줄어든 지금을 활용해야 합니다. 전염병이 지나가고 관광이 정상화됐을 때, 더 많은 사람들이 전북에 올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우선 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요즈음 사람들은 SNS나 온라인을 참고한 뒤 여행지를 정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외국인들도 한옥마을을 가고 싶어 하는데, 자치단체 영문 웹사이트를 강화해 더 많은 외국인들이 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새만금에 조성되는 신재생에너지 단지 등을 중심으로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인접한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질문과 관련해서는 좀 더 포괄적으로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지금은 공업보다 친환경, 생태가 화두인 시대입니다. 역설적으로 그 동안 경제발전에서 소외받안던 전북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정부의 ‘그린뉴딜’정책이 대표적입니다. 전북은 이런 흐름을 적극적으로 올라타야 합니다. 지금 전북도에서도 태양광, 해상풍력, 수소 등 3대 신재생에너지 기반 구축을 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그게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린 이코노미, 친환경 등 최신의 세계적인 흐름과 가장 먼저 부합되는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를 고려해봅시다. 바이든은 친환경론자로 환경외교를 적극 밀고 나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트럼프가 탈퇴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임기 첫날 복귀를 선언하겠다’고 약속까지 했습니다. 친환경 운동을 전 세계적으로 주도해나갈 것으로 보이는데요. 사실 이런 부분들은 그린 뉴딜과 관련이 있고, 전북이 나가야 할 방향과 긴밀하게 연결돼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전북이 그린뉴딜을 선도하는 방향으로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는 전 세계 농업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농도인 전북은 어떤 대비책을 세워야 할까요.

“농업은 5G등 디지털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농민들이 온라인 거래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좋아지고, 세계의 흐름에 맞춰 농업이 업그레이드 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덴마크, 네덜란드와 같은 농업 선진국들의 사례를 벤치마킹한 뒤, 친환경·고부가가치 방향으로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고창에 가니까 상하농원이라고 있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6차 산업의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농장을 만들고, 소를 키우는 1차 산업, 우유를 가공해서 유제품을 만드는 2차 산업, 유제품 등 물류를 전국으로 유통하는 3차 산업, 그리고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숙박시설을 만들어서 휴식할 수 있는 공간까지 만들었습니다. 이런 입체적인 사례들이 참고가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래전부터 저는 지방균형발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앞으로 제정과 권한이 지방에 더 이양되고, 지역별 특색을 갖고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독일을 모범사례로 볼 수 있는데요. 독일은 어느 지역이든 특색이 있고 문화가 있습니다. 이는 독일의 통일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기여를 했습니다. 전북도 지방자치 실현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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