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무대·음향 등 인력 자체 충당 / 문예회관 레퍼토리 지원 선정작품
"지역에서 자체 제작하는 작품은 처음이라서 긴장도 되고, 제작 과정이 워낙 재미있어 어떻게 무대에 올려질 지 기대가 됩니다. 제작진이 그런 것처럼 관객들이 많이 웃으시길 바랍니다."
한국소리문화전당이 기획·제작한 창작 뮤지컬 '깅디깅'의 제작진이 오는 30일 오후 7시와 다음달 1일 오후 5시 두 차례 공연을 앞두고 맹연습을 펼치고 있다. 지난 8월 말부터 주말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소리전당에 모여 연습을 하고 있다. 하루 4~5시간 동안 전체 극을 1~2번 시연하고 음악 허귀앵, 안무 홍화영 감독의 지도로 수정·보완을 거치고 있다.
'깅디깅'은 2014 문예회관 레퍼토리 제작 개발지원 사업에 선정돼 추진됐다. 그동안 자체 기획력 부재에 대한 지적을 받았던 소리문화전당이 작품을 자체 생산·유통할 수 있는 프로듀싱 시어터(Producing Theater·제작 극장)로서 역할을 시험하는 작품이다. 소리문화전당 내 프로듀싱과 기획·연출·무대·음향·조명 인력 등의 인력을 자체 충당했다. 지난 5월 오디션과 공모를 통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배우와 작가, 작곡가 등을 선발했다.
그 결과 5명의 주인공은 송명섭 씨(26·최홍기 역), 임동욱 씨(31·강영걸 역), 김경은 씨(29·왕지연 역), 정상택 씨(25·송승봉 역), 김달호 씨(22·악기왕 역)로 결정됐다. 5명 모두 처음 만났지만 나이대가 비슷한데다 작품도 재미적 요소가 강하다보니 연습실에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깅디깅'은 고단한 소시민 직장인밴드인 '달나라 밴드'가 달나라 여행티켓을 놓고 벌이는 경연대회에 참가하는 모험을 그렸다. 남자한테 늘 차이는 왕지연. 꿈도 희망도 싸가지도 없는 꽃미남 송승봉. 10년 전 사고로 아들을 잃어 슬픔을 간직한 드러머 강영걸. 그저 영감처럼 보이지만 비밀을 감춘 합주실 주인 악기왕이 달나라 밴드의 구성원이다. 이 가운데 막내지만 할아버지 역할을 맡은 김달호 씨의 실제 외모가 배역과 가장 비슷하다는 귀띔이다. 이야기의 원작은 지난 2006년부터 2007년까지 미디어 다음에 연재된 웹툰 '스멜스 라이크 30 스피릿(작가 고리타)'이다. 드라마, 코믹, 판타지가 결합한 원작을 바탕으로 이동석 작곡가가 12곡을 내놓으면서 뮤지컬이 틀을 잡았다.
창작뮤지컬이다 보니 배우들이 각 배역을 완성하는데 어려움이 컸다는 후문이다.
홍일점인 김경은 씨는 "참고할 수 있는 작품이 없어 처음에는 작품이 제대로 될까라는 우려도 했는데 연습하면서 캐릭터를 새로 만들고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살아나면서 이제 완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택 씨는 "이전에 만들어진 작품을 따라하다 보면 갇혀 있게 되는데 참고 작품 없이 캐릭터를 창작하는 과정도 새로웠다"며 "배우로서 자신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 됐다"고 밝혔다. 정 씨는 "무대에서 긴장하면 평소 습관이 나오는 만큼 까도남 역할을 위해 평소에도 말을 짧게 하는 경향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공연이 가까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관리. 소심하고 우유부단한 직장인을 연기하는 송명섭 씨는 "배우가 체력이 떨어지면 보는 사람도 힘든 만큼 체력관리는 필수다"고 강조했다. 송 씨는 이어 "처음에 줄거리를 받았을 때는 밋밋하다고 느꼈는데 연습을 하면서 많이 웃었다"며 "과연 관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 빨리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깅디깅'은 작품 내 토끼어로 '버텨봐라'라는 뜻으로 공연 마지막에 소개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