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8-09-25 00:07 (화)
오만과 살육의 건방은 끝나야
오만과 살육의 건방은 끝나야
  • 기고
  • 승인 2014.08.19 23: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법진 송광사 주지스님
중동에서 일어났던 공격과 파괴, 오만과 살육의 소식을 접하면서, 인간의 억지와 건방의 한계가 어디까지일지 가늠할 수 없다는 분노가 일어난다. 세상에 어떤 나라가 국제사회의 제제나 간섭 없이 한 달 만에 어린이와 부녀자를 포함한 2000여명의 민간인을 죽이고 멀쩡할 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한 달 안에 고작 3명이 죽어나간 자국민의 보호를 위해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변명해도 괜찮은가. 어떤 이는 이를 두고 ‘이스라엘 판 나치 만행’이라고 했다.

유태인들은 2000년 동안 나라 없이 유럽을 떠돌다가 한 세기 전 독일 나치에 의해 600만 명이 학살당한 집단 기억을 갖고 있다. 이스라엘인들은 자신들의 아픈 기억을 팔레스타인 자치구역인 가자지구(Gaza Strip)에 그대로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유엔과 국제사법제판소를 비롯한 국제기구가 하나 같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자치지구 내 정착촌 건설을 불법이라고 규정하고 철수를 명령하였지만, 이스라엘인들은 오히려 가자지구 내에 자신들의 정착촌을 확장해왔다.

지구 내의 이스라엘 불법정착민 숫자도 무려 60만에 이른다. 게다가 식수의 절대 부족지역인 지구의 수자원 가운데 80% 이상을 이스라엘 군인들이 모두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니, 가자지구 내에서 둘 간의 충돌은 불가피한 것이었다.

이스라엘의 전쟁 결단력은 가히 혀를 내두를 만하다. 미사일이나 전쟁 장비 등은 하마스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강력한 우위에 있다. 근간에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던 ‘백린탄’까지 사용했다고 전한다. 백린탄의 잔혹함은 듣기만 해도 끔찍하다. 몸과 접촉이 일어나면 몸이 다 탈 때까지 꺼지지 않는다고 하잖은가. 그래서 국제사회는 백린탄의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하였던 것이다.

이번 사태의 사망자 수를 단순하게 비교해보면 이건 세력이 비슷한 두 국가 간의 전쟁이 아니다. 나치의 유태인 학살과 닮은꼴의 이스라엘 판 팔레스타인 ‘인간 청소’임에 분명하다.

가자지구가 팔레스타인 자치지구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무기 등 군사 장비가 하마스에 전달될 수 있다는 이유로 동북쪽으로 향하는 지역에는 이스라엘에 의해 8m 높이의 장벽이 둘러쳐져 있고, 남쪽으로 향하는 지역에는 이집트에 의해 봉쇄되어있으며, 서쪽으로 향하는 지중해 연안 뱃길은 이스라엘 해군에 의해 차단되어있다. 사방이 막혀있으니, 가자지구 주민들은 이스라엘 공격을 받아도 자신들의 영토를 벗어나기가 어렵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외부와 접촉이 차단된 채 고립된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언론과 국제 여론을 움직이는 다수가 이스라엘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만행은 늘 포장되어 전달되고 있다. 물론 팔레스타인 극단 세력이 무고한 이스라엘인들을 공격하는 행위는 마땅히 멈춰져야하지만, 이스라엘에 의한 팔레스타인의 영토 강탈도 마땅히 바로잡아져야한다. 유엔이 인정한 합법적인 국가를 무단으로 점령하여 봉쇄하고, 폭격과 파괴를 일삼으며, 식료품과 물 등 생필품을 통제한다는 게 말이나 될 법한 얘긴가.

지금의 불행은 50년 전의 이스라엘과 아랍 간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를 점령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전쟁에서 이긴 나라가 영토를 차지하는 것이라는 힘의 논리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에 공격과 파괴, 오만과 살육이 끝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가지는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깨는 어떠한 행위도 인정되어서는 안된다는 게 인류가 공감하는 숭고한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가자지구 만은 예외라고 침묵으로 묵인해야 하는가.

습관처럼 일상화되어버린 폭력을 종식시키고, 이스라엘의 안정과 팔레스타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비폭력’ 묘안은 없을까. 엄청난 부와 권력을 바탕으로 오만의 살육을 자행하는 건방을 제지할 수 있는 방책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인터넷 기사에 ‘좋아요’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오만과 살육의 건방이 끝나지는 않을 것 같은데 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