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08 23:07 (Mo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사람들
일반기사

완주 상관면 신리 전국고물상협동조합 이영희 회장 "고물은 폐기물 아닌 자원, 정책적 지원 필요"

지난해 7월 국내 최초 구성…타 시·도서 벤치마킹

“고물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유용하고 편리하게 사용했던 물건을 일컫는 말이죠. 하지만 버려지는 순간 고물은 더 이상 재활 자원이 아닌 폐기물로 인식되는 사회의 편견을 깨트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냉장고, TV, 장롱, 컴퓨터 등 집에서 사용하다 버려진 고물에도 저마다 누군가 아끼고 사랑했던 추억이 담겨 있다.

 

일반 사람들에게 이 같은 고물은 단지 치우기 거추장스런 쓰레기에 불과하지만 고물상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자원인 동시에 생업을 영위해주는 생명의 보물창고다.

 

고물상 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고물에 대한 ‘철학’이 있다. 사회가 다변화하면서 이 같은 관념을 하나로 묶어 ‘고물 철학’을 실현시키는 조직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전국고물상협동조합(이사장 이영희·60)으로 완주군 상관면 신리에 위치하고 있다.

 

이사 10명, 감사 1명, 조합원 40명으로 구성된 전국고물상협동조합은 지난 2010년 이영희 이사장의 “고물업도 뭉쳐야 세상을 바꾼다”라는 제언으로 태동해 지난해 7월 협동조합 법인을 인가받았다.

 

고철과 비철, 폐지, 싱크대, 가구 등 각종 다양한 자원을 수집하는 업종들이 한 울타리에 모여 전국을 상대로 영업을 벌이고 있다. 처음에는 각각의 업종이 개별로 고물을 모으다보니 집게차 및 대형 트럭, 파쇄기 등의 중장비를 갖추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하나로 뭉치다보니 각종 장비를 구축하는데 용이했고, 지금은 대용량의 고물을 수거할 수 있게 돼 전국 곳곳에서 넘쳐나는 고물 물량 해소에 주축을 이루고 있다.

 

특히 전국에서 최초로 고물 협동조합을 구성하다보니 타 시·도에서 밀려오는 벤치마킹 고물업자들로 고물상이 마치 동물원을 연상케 할 정도다.

 

이들 조합에게 있어 가장 특별한 메리트는 바로 ‘현금’ 이라고 한다. 고철을 매입하는 고물업이나 이를 파는 개인이나 모두 현금으로 즉시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손안에 놓인 꼬깃한 지폐에서 희로애락을 느낀다는 것이다.

 

반면 대부분의 고철업이 영세해 환경 분야에 취약, 재활용을 통해 아름답고 깨끗한 강산을 만들기 위한 정책적 지원도 요구되고 있다.

 

이영희 이사장은 “고물들이 누군가에겐 쓰레기로 보이겠지만 우리에겐 자원”이라며 “겉만 보고 판단하는 시각이 사회에 팽배한데 고철, 고물 등을 수집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다니다보면 우리를 마치 사회 취약층으로 바라보는 편견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하지만 누군가가 소중하게 쓰다 버린 가전용품이나 물품들은 조금만 손을 보면 다시 새 제품으로 태어날 수 있는 소지가 많다”며 “고물들을 수집하다보면 때론 문화적 가치가 있는 것도 나와 이를 박물관 등에 기증할 때도 있는 등 고물업은 바로 보물섬에서 보물을 찾는 직업과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최근에는 각 지자체가 파파라치에 대한 포상금제를 도입해 매일같이 이상한 사람들이 나와 카메라를 찍고 가기 일쑤”라며 “고물을 폐기물이 아닌 자원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때 환경은 더욱 소중하게 지켜질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강모 kangmo@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사람들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