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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처럼, 본 글로벌(Born Global)

조지훈 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
조지훈 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

바야흐로 송년회의 계절, 오랜만에 9대 전주시의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A 의원님을 만났다. 근황을 물었더니 뜻밖에도 방탄소년단 덕질에 빠져서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재미있게 지낸다고 한다. 대세답게 주변에 방탄소년단 팬들은 너무나 많다. 고려대학교 편주현 교수팀에 따르면 올해 10월에 3일간 개최한 방탄소년단 콘서트로 발생한 직·간접 경제효과는 9,229억 원이라고 한다. 특히 이 콘서트에 18만 7천여 명의 외국인이 찾아왔고, 이는 평창 동계 올림픽 당시 외국인 방문객 28만 명의 67%에 육박하는 수치다.

유명한 것으로 유명한 방탄소년단은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수많은 분석이 있지만, BTS 성공전략의 하나는 ‘본 글로벌(Born Global)’ 이었다. SM, JYP, YG 3강 체제의 국내시장보다 해외시장을 먼저 공략했다. 다재다능한 구성원들의 국경 없는 SNS 소통 외에도, 그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가지고 해외로 나선 것이 역으로 한국에서의 인기 비결이 되었다.

초기 단계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목표로 생산과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기업을 ‘본 글로벌(Born Global)’ 기업이라고 한다. 핀란드 로비오(ROVIO)의 앵그리 버드, 세계적으로 일반화된 에어비앤비 등도 ‘본 글로벌’ 전략의 대표적 모델이다.

흔히 국내시장에서 검증된 상품이어야 해외에서 통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소기업 상품이 대기업의 파워를 극복하고 내수시장에서 살아남기란 매우 어렵다. 오히려 처음부터 「Made in Korea」라는 브랜드가 통하는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일 수 있다.

전라북도의 제조업체 수는 2018년 말 기준 약 6500여 개며, 이 제조업체에서 약 10만 6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계속되는 경제 저성장 국면에서도, 2014년에 비해 약 34% 이상 제조업체가 증가했다. 이러한 제조업체 수의 증가는 종사자 50인 미만 중소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같은 기간 종사자 50인 이상 기업체의 수는 줄어들고 50인 미만 중소기업은 약 37% 증가했다. 그리고 이 중소기업들이 2017년에서 2018년 사이에만 4만 6056명에서 4만 8711명으로 2655개의 일자리를 더 만들었다. 이들이 도내 제조업 일자리의 45.9%를 책임지고 있으며 그 비중은 계속 커지고 있다.

그러므로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중소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의 하나는 BTS처럼 적극적으로 ‘본 글로벌’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우리 지역 제조업체 중에서 지속해서 성장하는 기업의 상당수는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곳임을 확인할 수 있고, 전라북도와 산하 기관들도 수출 지원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과도한 무역의존도를 우려하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동의한다. 그러나 그것은 정부의 몫이고 국가의 과제다. 지금 우리 중소기업들은 이미 만들어진 환경과 구조를 활용한 생존전략이 필요하다. 그중의 하나가 ‘본 글로벌’ 기업으로 자신을 설계하는 것이다. 전라북도는 2019년 베트남 하노이 사무소를 열었다. 이어 2020년에는 인도에 거점 사무소를 준비한다. 한 해가 저물어간다. 2020년에는 너무 바쁘다고 아우성치는 해외사무소를 상상해본다.

/조지훈 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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