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들, 바다가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자란 품질 좋은 농산물로 만든 최고의 식초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연구에 정진하겠습니다.”
식초 분야에서 고창군 농식품 명인의 계보를 잇게 된 최영란 명인(51)은 “매일 새콤달콤한 맛과 향을 지닌 한 잔의 발효식초로 면역력을 높일 것”을 권한다.
최 명인은 2000년대 초반 고창읍에서 소규모로 복분자 농사를 짓던 초보 농사꾼이었다. 묘목을 심고, 이듬해 열매를 수확하는 기쁨도 잠시, 어린 자녀들과 부부가 일년을 먹고 나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늙기 전에 무엇이라도 하나 더 해보자 시도한 것이 첫 가공의 시작이었다. 가공사업에 대한 정보도, 이렇다 할 기술도 없이 어렵게 시작한 사업은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기계를 살 재정적인 여건도, 널찍한 공간도 없던 시절, 집 앞 10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 할부로 산 착즙기 하나만 두고 시작했다.
원물 100% 착즙이라는 상품가치와 복분자의 기능성에 대한 효과가 더해지면서 사업이 번창했지만 금새 복분자 시장의 포화로, 차별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시기가 왔다.
최 명인은 복분자를 약이 아닌 식품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심하고, 어디든 열심히 찾아다니며 배웠다.
우리술학교에서 만난 이상훈 선생을 통해 처음으로 식초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 술과 식초는 발효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효용면에서 매우 달랐다. 최 명인에게 식초는 술과 달리 사람을 힘들게도 아프게도 하지 않고, 남녀노소 누구나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발효식품이었다.
그러다 식초연구가 정일윤 선생을 만나면서 무궁무진한 식초의 활용법을 익히게 됐다. “이렇게 좋은 식초를 많은 사람들이 더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고 매일 고민한 명인의 열정은 곧 행동으로 이어졌다.
원물의 단순가공에서 그치지 않고, 복분자를 활용한 발효식초를 만들었다. 또한 오디, 블루베리, 아로니아로 제품군을 다양화했다. 복분자 열매를 6개월 발효한 후 3년 이상 항아리 숙성을 통해 식초의 맛과 향을 더욱 부드럽고 깊게 했다.
최 명인은 더 나아가 포도에 뒤지지 않는 맛과 향, 영양이 풍부한 우리 복분자 등을 활용해 한국형 발사믹식초를 개발했다. 또 천일염에 발사믹식초를 입혀 짠맛을 높게 해, 소금은 적게 식초는 자연스럽게 많이 먹을 수 있는 발사믹식초소금을 개발해 지난 4월 특허등록까지 마쳤다.
발효식초부터 분말과 환, 소금 등에 이르기까지 식초에 대한 사랑으로 매진하고 있는 최 명인은 “현 시대는 어느 때보다 식문화의 발전과 먹거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기”라며 “명실상부한 세계 4대 식초도시로 고창군이 자리할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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