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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혁명, 정신문화사업으로 추진을

정부가 정신문화를 융성하겠다고 나섰다. 그 화살표는 안동으로 향했다. 경북은 한국정신문화 세계화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라 자칭했다. 유교·선비문화정신 사업을 발굴·육성해 세계화한다는 내용이다.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난 지 120년, 올해가 2주갑이다. 전북에서 시작되었고, 저항과 투쟁의 근저에 뜨거운 생명사상을 담고 있었던 동학운동은 세계 4대 근대시민혁명에 속할 정도로 세계사적 의미도 깊다. 그러나 기념일조차 제정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동학유적지 관리마저 소홀했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전북의 낙후성을 확인시키고 있다.

 

그동안 지방정부가 얼마나 무심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나왔다. 전북은 다른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유적지(365개 중 156개소로 전국의 43%)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재 지정 및 등록은 28%(전국 21개 중 6개)에 그치고 있다.

 

20년 전인 동학100주년 때에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이 문제가 제기되었으나 풀지 못했다. 중앙정부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지방정부만은 달라야 하는데 여전히 미지근하다. 문화재는 역사적 사실이고, 국가적 가치다. 문화재는 곧 브랜드이며, 관광자원이다. 이제라도 동학정신문화사업을 정밀하게 진행시켜야 한다.

 

첫째, 대표사업으로 문화재지정사업을 전개하자. 방치된 유적지를 정비하고, 황현의 ‘오하기문’을 비롯하여 동학과 관련된 근현대 기록물을 찾아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준비해야 한다.

 

둘째, 동학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의례를 갖자. 1년에 한 번 치르는 기념제로 그칠 것이 아니라 전주화약의 현장인 전주감영을 근대민주화 성지로 삼아 시민들이 새해 첫 날에 찾아와 한 해의 의지를 다지고, 당선된 단체장들이 맨 처음 찾아와 상생의 정치철학을 다짐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셋째, 지역의 정신문화를 홍보하자. 한옥마을 관광객이 500만이다. 문화관광해설을 할 때 동학유적지인 집강소를 중심으로 동학정신을 알리는 것이다. 상업시설의 증가로 콘텐츠가 말라가는 전주한옥마을에 있어서 동학과 근대민주주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한 콘텐츠가 될 것이다.

 

정신이 없는 사회를 죽은 사회라고 한다. 정치권도 말로만 철학의 부재를 한탄하지 말고 그동안 간과했던 지역의 중요한 정신적 가치를 되찾아야 한다. 새 시대는 정신문화운동에서 발원된다는 것을 상기하자. 상생을 꿈꾸는 공공리더십, 이제는 정신문화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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