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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42층 아파트

통상 기존 시가지는 기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소방도로를 내주거나 주차장을 확보해서 그 기능을 회복시켜 주면 그만이다. 전주시는 그래서 기존 시가지는 기능회복에 중점을 둬 정비하고 신시가지는 계획도시로 만들어 간다. 신시가지는 한마디로 계획도시다. 미래를 내다보고 수용인구에 따라 용도지역을 배분하므로 그 만큼 계획을 주도면밀하게 수립해야 맞다. 신시가지는 백지상태에서 개발계획이란 그림을 그리므로 개발 주체인 시의 의지가 무척 중요하다.

 

서부신시가지는 여러 면에서 실패작이다. 수용인구를 잘못 계산했다. 1만3000명이 살 것으로 생각하고 만든 신시가지가 현재는 2만5000명이 살고 있어 문제가 생긴 것. 중저밀도를 고밀도로 바꿔줘서 주상복합건물이 속속 들어서게 한 것이 잘못이다. 교통혼잡은 물론 주차장을 제대로 확보 하지 않아 몸살을 앓고 있다. 상가마다 아우성이다. 건물마다 주차장을 법정기준대수만 확보해 놓아 주차난이 의외로 심각하다. 신시가지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엉터리 신시가지가 됐다. 획일화된 원룸촌 건설은 무지의 소치 아니고서는 이렇게 만들 수가 없다.

 

더 아이러니는 42층 초고층아파트를 짓도록 허가해준 것이다. 도대체 행정하는 사람들이 제정신이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도청 앞에다 42층짜리 주상복합건물을 들어서도록 한 것은 자랑이 아니라 조롱거리다. 전주시가 대구보다 여름철 무더운 도시가 된 것은 전주천과 삼천 주변에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서 바람통을 막아버렸기 때문에 생긴 것. 이 같은 상황을 잘 아는 시가 아무 생각 없는 사람들처럼 또 초고층 아파트를 허가 해준 것은 두고두고 지탄 받아야 맞다.

 

시는 도청 앞 체비지 2775평을 160억2000만원에 매각했다. 평당 581만원 꼴이다. 이 땅은 3차례나 지구단위계획을 변경시켜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도록 했다. 이 땅은 원래 시에서 호텔을 지었으면 하는 땅이다. 시는 체비지가 안 팔려 재정 압박을 받는다는 이유로 결국 이 땅을 업체에 매각한 것. 지금 5개동 513세대 아파트가 신축 중에 있다. 입주가 시작되면 이 일대는 교통대란을 겪을 것이다. 특히 조망권 침해로 인접 아파트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부산 해운대나 인천 송도도 아닌 이곳에다 시가 볼썽사납게 초고층아파트를 허가해준 것은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이런 고층아파트 짓자고 서부신시가지를 만든 건 아니다. 10년도 못 내다보는 전주시의 단견에 실망스럽다. 시의회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 마냥 침묵만 할 것인가. 벌써부터 시에서 대한방직을 또 어떻게 요리할지 걱정스럽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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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baiks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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