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을 둘러싼 논란이 치열하다. 이에 민주당이 자칫 두 동강이라도 나면 큰일이라는 우려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신당을 하고자 하는가?
지난 대선에서부터 지금까지 민주당의 모습을 돌아보자. 우리는 지난 대선에서 정치를 바꾸자는 국민들의 거대한 욕구를 확인하였다. 그런데 민주당은 국민들의 기대와는 거꾸로 혼란과 갈등으로만 점철해 왔다. 대선 때 민주당은 더 이상 정상적인 정당이 아니었다. 일부 의원들은 적법한 절차로 뽑은 자당의 후보를 낙마시키는 데 여념이 없었고, 당 지도부는 이를 제어하지 못해 이리저리 끌려 다녔다.
민주당 전통과 이념 전승
그래서 대선직후 민주당 개혁파 의원 23인은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를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계기로 민주당은 환골탈태를 위한 당개혁특위를 발족하였고, 수십차례의 회의와 각계각층의 치열한 토론을 거쳐 당개혁안을 당무위원회에 회부한 적이 있다. 그러나 당개혁안은 두 달이 넘도록 표류하였고, 그 때문에 당내에서는 분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렇게 된 이유는 당내 일부 인사들이 기득권을 고수하기 위해 갖가지 이유를 들어 당 개혁안을 유야무야시키려 했기 때문이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은 여당으로서의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못해 왔다. 이런 모습이 더 계속될 경우 민주당은 국민의 엄청난 심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최근 재보선에서 민주당의 전패는 그에 대한 경고에 다름 아니었다. 신당의 필요성은 바로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제기되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신당에 대해 심각한 오해를 하기도 한다. 신당은 기존 민주당이 가진 호남당으로서의 편협한 지지기반을 극복하고 국민통합의 정당을 실현하고자 한다. 그러나 신당이 민주당의 기본을 부정하고 버리는 것은 결코 아니다. 신당은 중산층과 서민의 권익을 대변하고 민주화와 남북화해, 경제개혁과 정보통신국가를 선도해 온 민주당의 전통과 이념, 정책을 전승할 것이다.
또 신당은 탈호남을 위한 정당이 결코 아니다. 다만 호남만의 당은 탈피하자는 것이다. 만약 민주당이 앞으로도 계속 호남당으로 머물러 있게 된다면 호남은 영구히 소외를 면치 못할 것이다. 왜 그러한가? 민주당이 지금 상태에서 내년 총선을 치르게 되면 최근 재보선의 결과가 말해 주듯이 한나라당에 패할 가능성이 짙다.
그렇게 되면 한나라당은 의회 다수파의 전면적 지배를 보장하는 내각제로의 권력구조 개편을 추진할 것이다. 결국 민주당과 호남은 항구적 소수로 전락하게 된다. 이런 사태를 피하는 길은 민주당과 호남이 국민과 시대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여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는 방법밖에 없다. 신당이 만들어지더라도 지금까지 개혁을 앞장서 이끌어 온 호남은 여전히 중심일 수밖에 없다.
위험따르지만 어차피 가야할 길
신당의 문호는 정치개혁, 국민통합에 동의하는 모든 사람에게 완전히 개방되어 있다. 우리는 민주당의 가능한 많은 인사들이 동참하도록 설득하는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5월 16일 오늘 신당 워크숍이 개최된다. 이 모임에는 민주당 의원의 약 70% 이상이 참여할 예정이다. 오늘 모임을 기점으로 신당추진은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5월 중에는 당내 전열이 새롭게 정비되고, 6,7월 중에는 창당발기인 대회가 개최될 것이다. 8월에는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하여 연말까지 중앙당을 창당하고, 그 후 지구당 창당을 완료하여 총선에 임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신당추진에는 많은 위험이 따를 수도 있다. 그러나 어차피 가야할 길임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신당의 성공은 지금까지 민주당을 아끼고 사랑해 온 지지자들이 얼마나 자신감을 갖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강래(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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